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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갱갱 May 05. 2022

오지 않는 너... 잠...

난생 처음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난 어릴 때부터 정말 '잘' 잤다. 부모님은 내 키를 키운답시고 매일 9시면 나를 재웠고 나는 말 잘 듣는 착한 아이 었기 때문에 9시 취침, 7시 기상을 몇 년 간 지켰다. 아, 참고로 키 크는 데는 실패했다. 이른 취침, 오랜 수면이라는 건강에 매우 좋은 습관은 고등학생 때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야자를 해야 하는데, 9시만 넘으면 잠이 쏟아졌던 것... 다들 6시간씩 자고 공부하는데 나는 아무리 못 자도 9시간은 자야만 했던 것이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나는 정말 잘 잤다. 물론 술 마시고 노느라 취침 시각은 늦어졌지만 꼬박꼬박 오래, 그리고 푹 잤다. 잠드는데도 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뒤통수에 수면 스위치가 붙어 있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 


그런 나에게 불면증이란 게 찾아왔다... 처음에는 불쾌한 꿈을 꾸는 것으로 시작해 이제는 잠들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다행히 잠에 들면 오랫동안 자기는 하는데, 꿈을 꾸고 뒤척여서 오래 자도 피곤하다. 그래서 잠 잔 시간이 더 아깝게 느껴진다. 


모든 병의 원인은 결국 스트레스로 귀결이 되듯이, 내 불면증의 원인도 스트레스다. 

정확하게 말하면 생각이 많아 머리가 복잡하고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잠에 잘 들지 못하고 있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머리를 비워야 잠의 세계로 넘어갈 수 있는데 일할 때보다, 공부할 때보다, 책을 읽을 때보다 자기 직전에 내 뇌는 가장 많은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 생각의 대부분은 현재에 대한 불만족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필로우 미스트도 뿌려보고 숙면 음악도 들어보고 명상도 해봤지만, 결국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내 불면증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안타깝게도 단기간에 내가 불면의 원인을 해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당분간은 민간(?) 요법에 의존하는 수밖에... 


국내 불면 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선 지 오래라고 한다. 전체 인구의 2%가 오지 않는 잠을 '모시기' 위해 매일 밤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 동지가 많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껴야 하나, 씁쓸함을 느껴야 하나...


오늘은 오세요, 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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