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꿀인 듯 노가다인 듯 자꾸만 날 헷갈리게 하는 너
자꾸만 제로에 수렴하는 통장 상황을 어떻게든 모면하고자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알바를 찾게 됐다. 건당 페이도 괜찮아 보이는 배민 커넥트에 자연스레 눈이 가게 됐고, 일단 원래 가지고 있던 전동보드를 활용하면 전동킥보드로 분류되어 운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헬멧도 있으니 배달 가방을 주문해서 바로 시작해야겠다는 심산이었다.
그게 문제였다. 정보화 시대에 맞물려 극강의 가성비 추종자가 돼버린 내게 단 하나의 배달 가방을 고르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보드를 타면서 사용하기 편하려면 백팩처럼 멜 수 있는 것이 좋을텐데, 전동보드로 계속 한다는 보장이 없고 전기 자전거를 가성비로 하나 맞춰서 하게 될 수도 있으니 다들 쓰는 배달 박스같이 생긴걸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이런 자잘한 고민들에 쏟은 시간을 생각하면 차라리 잠을 자거나 그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프리랜서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돈을 더 벌어도 버는 일이었을 것이다. 돈 아낄려다가 돈 낭비하는 건 결국 내 시간을 무용하게 만든 내 비효율 적인 집착에서 온다.
아무튼 그렇게 고민 끝에 하나를 정해 쿠팡에서 구매했고, 2022년 1월 5일 첫 배달을 나가게 됐다.
우선 첫 배달 수락건은 카페였다. 케익 한조각과 인절미 뭐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연남동에서 픽업해서 합정역 근처 건물까지 가야하는 코스였다. 일단 콜을 받고 보니 좀 떨리기도 했는데, 비교적 가까운 거리니까 특별히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우선 출발했다.
배달 가방을 메고 픽업지까지 도착하는 데 생각보다 오래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전동보드라는 이동수단이 배달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더욱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는 주로 대학생 시절 교통비도 아낄겸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데 이 전동보드를 썼었는데, 배달 특성상 짐을 넣었다 뺐다를 자주 해야하는 일이 많아서 가방을 내려놨다가 메었다가 하는 것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작은 고무 바퀴로 된 보드의 특성상 도로 노면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게 되는데, 배달 환경상 적합한 주행도로를 달리는 것보다 도보와 차도등 거친 크랙들을 감수해내면서 주행을 하게 되니 체감되는 피로도가 상당히 높았다.
일단 첫 음식을 픽업을 해서 도착지에 가져다 줬고, 인증 사진을 찍고 전송 버튼을 누르는데 망할 KT 회선이 자꾸 말썽을 피웠다. 배달 완료는 진작에 했는데 거기서 한 2분은 핸드폰을 붙잡고 실랑이를 벌였던 듯 하다. 겨우 배달 완료를 누르고 나니, 근처 지코바 치킨에서 픽업을 해서, 집 가는 길에 배달지가 있는 콜이 떴다. 수락하고 달려갔다.
아까보다는 비교적 빠르게 가방에 넣고 다시 메고 출발했지만 아무래도 전동보드는 배달에 써먹지 못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유튜브에서 배민커넥트로 유명한 '파란블루'님 채널을 보니 역시 전기자전거가 필요해 보였다. 배달지에 지코바 치킨을 잘 가져다 주고, 나는 바로 자전거에 투자를 좀 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두 번째 배달을 마치고 나서 시간을 보니 오후 네시 쯤이었다. 집에서 저녁을 먹고 할일을 하다가 도보로도 한 번 경험해보고 싶어서 가방을 메고 아홉시 반쯤 나갔다. 첫 날 두 번째 배달 출격이었다.
파리바게트, 배달전문점 고기메뉴, 이가탕수 탕수육, 네네치킨까지 배달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열한시가 조금 안되는 시간이었다. 도보로는 그냥 운동삼아 걷는다 생각하고 나간거라 어렵진 않았지만 도저히 시간대비 효율이 나오지 않는다는 판단이 섰다. 하루 동안 6건을 하고 22,100원을 벌었는데, 들어간 시간은 두시간~두시간 반 정도였으니 시급을 더 올리려면 역시 자전거를 도입해야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최적의 자전거를 알아보고 구매하는 과정을 다음 포스트로 올려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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