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글이 가장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오감(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글이
가장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한다.
‘힘들다’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그 감정이 전해지는 글을 읽을 때마다
감탄했다.
마치 내가 그 장면 속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김연수 작가님은 이렇게 말했다.
“삼십 초 안에 소설을 잘 쓰는 법을
가르쳐 드리죠.
사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쓰지 마시고,
연인과 함께 걸었던 길, 먹었던 음식,
봤던 영화에 대해서 아주 세세하게 쓰세요.
우리의 마음은 언어로는
직접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우리가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건
오직 감각적인 것들뿐이에요.”
글을 쓸 때 ‘생각’을 나열하기보다
‘감각’적으로 묘사하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최대한 오감이 느껴지는 단어들로
문장을 쓰려고 노력했다.
무엇을 보았는지, 어떤 소리를 들었는지,
맛은 어땠는지, 어떤 냄새를 맡았는지,
무엇을 만졌고 그 촉감은 어땠는지를
하나씩 떠올렸다.
누군가 내 글을 읽을 때 그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듯 보이고, 들리고,
맛이 나고, 향이 스치고,
손끝으로 닿는 듯 느껴지길 바랐다.
내가 겪은 일을 독자도 경험할 수 있도록
감각을 살려 표현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가족들이랑 여행을 가서 행복했다’라고
쓰는 대신 이렇게 적었다.
내 몸을 스쳤던 바람의 느낌,
함께 먹었던 아이스크림의 달콤함,
멀리서 들려오던 새소리와
주변 사람들의 웃음소리,
그림처럼 펼쳐진 파란 하늘과 감나무,
길을 걷다 문득 맡은 오래된 나무의 냄새를
담고 싶었다.
내가 쓴 글을 읽고 나서 누군가가
‘나도 당장 여행 가고 싶다’라고
느끼기를 바랐다.
글을 쓰기 전, 내가 경험했던 감각을
천천히 되짚었다.
그다음 내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려 했다.
‘독자에게 무엇을 경험하게 할 것인가?’라는
기준부터 세웠다.
평소에도 오감을 잘 느끼려 노력했다.
바다에 가면 신발을 벗고
물속에 들어가 발끝에 닿는
차가운 물결을 온전히 느꼈다.
모래를 기어다니는 작은 게를
한참 쳐다보기도 했고,
짙은 바다 냄새를 깊이 들이마셨다.
또 바다에 있으면 어떤 소리가
가장 크게 들리는지도 가만히 귀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