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늘 작은 틈새가 필요하다.
내가 내 허리만했을 시절.
나는 종종 책상 밑 작은 공간에 들어가 앉아있곤 했다.
좀 더 자라 책상 밑은 너무 좁아져버렸을 때
내 방 한 구석에 앉아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는 했다.
시간이 흐른 후 지금은
공간이 아닌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바쁨과 바쁨 사이의 짧은 틈,
그 작은 틈새 나만의 무언가를 찾고 있다.
친밀한 사람과의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주는 대화의 공백
나와 타인간의 일정한 거리
일을 하던 중 글을 쓰는 지금 이 짧은 순간
거창하고 길고 늘어지는 다양한 쉼이 있지만
나의 쉼은 늘 이렇게 짧은 무언가에서 시작되었다.
짧은 틈에서 잠시 쉬어감으로써
긴 호흡을 가다듬을 준비를 하는 것
그것이 나의 쉼의 일부이자
나의 작은 출구이다.
이상
성장하기 위해 이것저것하다
정작 제대로 쉬지 못한채 제주 HCI 학회에 가서
돌담 사이의 작은 틈을 보고 사색에 젖었던
쉼에 대한 저의 이야기 입니다.
여러분
오늘도 내일도 주말도 푹 쉬세요.
-
2019년 2월 작작, 김가은의 <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