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를 상쇄하는 힘은 무엇일까?
※ 해당 게시물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줄거리
아동심리학자 말콤은 공로를 인정하는 상을 받은 날 밤, 과거에 치료한 환자에게 습격당해 총을 맞는다. 다음 해에 말콤은 새로운 환자 콜의 정신상담을 맡는다. 콜은 항상 우울해하거나 불안해하고, 독특한 행동을 하여 대인관계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말콤은 콜에게서 자신을 총으로 쏜 환자와 유사한 증상을 발견하고, 콜과 유대를 쌓은 후 비밀을 듣는다. 콜은 자신이 유령을 볼 수 있다고 했지만, 말콤은 그가 정신과적 문제를 겪고 있다고 오해한다. 그러나 말콤은 과거에 유사한 증상을 보인 환자의 치료 녹음본을 듣다가 유령의 목소리를 발견하고, 콜을 믿게 된다. 콜에게 유령들의 말을 들어 주라는 조언을 하고, 함께 유령들의 부탁을 들어주러 다닌다. 대부분의 독자는 '식스센스급 반전'이라는 구를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이 영화가 말콤도 유령이라는 반전을 말미에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는 총을 맞은 날 사망하였다. 아내가 그날 이후로 말콤을 없는 사람 취급한 이유도 아내의 눈에는 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유령의 속성은 다음과 같다.
1) 사망 당시의 모습이다.
2) 콜에게 언제든 보인다.
3) 유령들은 서로를 보지 못한다.
4)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2. 파고들기
이 영화에는 많은 오해가 존재한다. 콜은 환각과 환청을 겪는 게 아니었다. 그는 실재하는 유령을 보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콜이 교회에서 물건을 훔친 이유는 도벽이 아니었다. 두려움을 달래기 위해 성스럽다고 생각하는 물건을 자신의 도피처 안에 두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유령들은 콜을 괴롭히려는 의도가 없었다. 다만 부탁을 했다. 마지막으로 유령들은 대개 자신이 죽은 줄 모른다. 말콤은 자신이 유령임을 몰랐지만, 콜은 그가 유령임을 알았다.
유령은 자신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유령의 생각과 행동은 사람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유령을 통해 사람의 모습을 비춰 볼 수 있다. 누구라도 인적이 드문 곳에서 어쩌다 물에 빠졌는데, 사람이 지나간다면 도움을 요청하지 않겠는가? 자신이 죽었음을 인지한 유령들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유령들은 자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콜에게 억울함을 풀어달라거나, 생전에 하지 못한 말을 전해달라고 한다. 말콤도 과거에 실패했던 상담을 만회하고자, 콜의 정신상담에 착수했다. 이 상담 과정은 내담자인 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말콤의 속죄 혹은 재도전이기도 하다.
3. 질문
오해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지 않고 자의로 해석하며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자의적 해석에서 시작된 오해가 항상 잘못된 결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말콤은 자신이 사람이라고 오해한 채로 콜의 상담에 성공했다. 또한 개인이 객관적인 관점을 취득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무언가를 해석할 때 자신도 모르게 경험과 타고난 사고방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오해가 나쁜 결과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데에 여러 요소가 개입할 것이다.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는 오해가 나쁜 결과를 낳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상대를 이해하려는 태도이다. 말콤은 콜과 유사한 증세를 보인 환자의 상담 기록을 되짚다가 귀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콜이 귀신을 본다는 사실의 증거를 찾기 위한 행동은 아니었다. 하지만 콜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 콜도 유령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자 두려움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오해가 나쁜 결과로 이어지지 않게 막는 또 다른 요소에는 무엇이 있을까?
여담: 이 영화에서 빨간색은 유령과 연관된 미장센이다. 콜이 집에서 유령으로부터 피할 때 들어가는 텐트, 말콤의 지하 방문 손잡이, 콜을 유령이 있던 방으로 유인한 풍선, 장례식에서 살인자가 입은 드레스의 색은 모두 빨간색이었다. 또 말콤이 비디오 플레이어 소리 키울 때 다이얼의 숫자가 클수록 피 같은 것이 많이 묻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