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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기술과 인간

나를 인간답게 만드는 욕심은 무엇인가?

by 정가은

※ 해당 게시물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줄거리
찰리는 웡카의 초콜릿을 좋아하는 소년이다. 웡카는 직원들의 배신으로 영업 기밀이 반복해서 누출되자 모든 직원을 해고했지만 어째서인지 공장은 돌아간다. 어느 날 오랫동안 문이 개방되지 않았던 웡카의 초콜릿 공장에 다섯 명의 아이를 초대하겠다는 전단이 거리 곳곳에 붙는다. 초콜릿 속 임의로 들어 있는 골든 티켓을 얻은 다섯 명의 아이만이 초대받을 수 있다. 찰리는 마지막 골든 티켓의 주인이 된다. 초콜릿 공장은 소인 '움파룸파'와 계약을 맺어 운영되고 있었다. 초콜릿 공장에서 다른 아이들은 모두 사고를 쳤고, 최종적으로 남은 찰리가 웡카의 후계자로 지목된다. 가족을 중요하게 여기는 찰리는 처음에 가족들과 헤어져야 하는 후계자 자리를 거절했다. 이후 웡카의 가치관이 변화여 찰리의 가족들과 웡카는 초콜릿 공장 안에서 함께 살게 된다.

2. 파고들기
찰리가 초콜릿 공장의 후계자가 된 까닭은 웡카와 찰리의 욕구가 비슷한 방향을 향했기 때문이다. 초대된 다섯 명의 아이 중 웡카의 초콜릿 공장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아이는 찰리뿐이었다. 나머지 네 아이는 각각 식욕, 물욕, 승부욕, 정복욕에 의해 초콜릿 공장에 가게 되었다. 그러나 그런 찰리조차 초콜릿 공장보다 가족을 더 중시했다. 그는 골든 티켓을 팔아 가족의 생계에 보태야겠다고 생각했다. 할아버지가 돈보다 골든 티켓이 희소함을 일깨워주고 나서야 설득되어 초콜릿 공장에 갔다. 웡카는 가족보다 초콜릿 사업 성공을 중시했지만, 찰리와 동행하여 아버지를 다시 만난 후 가치관을 바꾼다. 그럼에도 웡카의 욕심이 초콜릿 공장을 성공시켰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찰리는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 욕구와 초콜릿 공장에서 지내고 싶은 욕구를 모두 충족했다.

3. 질문
기계와 노동자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실수라면 기계도 인간 못지않게 잘 한다. 찰리는 아버지가 일하는 공장 기계의 실수로 잘못 만들어진 치약 뚜껑을 쌓아 초콜릿 공장 모형을 짓는다.

인간은 욕심을 부리지만 기계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욕구는 생물의 고유한 본성이기 때문이다. 기술 또한 인간 욕심의 부산물이다. 초콜릿 공장이 존재하는 이유는 인간이 초콜릿을 먹게 하기 위함이다. 욕심과 같은 불완전함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인간들은 저마다 다른 욕망을 가지고 있기에 개성적이다. 개별 구성원의 욕구가 향하는 방향이 분산되어 있기에 사회가 굴러간다. 약점인 줄만 알았는데 나를 나답게 만드는 욕심은 무엇일까?

필자의 가장 강한 욕심은 통제욕인 듯하다. 무언가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능력이 닿는 곳까지 통제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통제욕은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에서 도움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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