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신세계(2013): 목표와 선택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 해당 게시물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줄거리
기업형 조직폭력배 '골드문'의 회장이 사망한 후, 공석이 된 회장 자리를 두고 접전이 붙는다. 차기 회장 유력 후보인 이인자 이중구와 정청을 중심으로 죽고 죽이는 파벌 싸움이 벌어진다. 경찰은 비밀리에 이 후계자 선발에 관여하고자 한다. 골드문에 잡입해 이사 자리에 오른 경찰 이자성은 표면적으로 정청을 지지하며, 정보원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자성은 깊은 유대관계에 있던 정청의 죽음을 계기로 목표를 바꾼다. 그는 다른 권력자들의 입지가 약해진 상황을 틈타 회장 자리에 오른다. 이자성이 경찰 신분임을 아는 강 과장은 살해당한다.

2. 파고들기
"살려는 드릴게."
유명무실한 임원들이 이중구를 지지하며 콩고물을 바라자, 이중구가 자애를 베풀듯이 한 말이다. 세상에는 살아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사람도 있지만, 계속해서 욕심을 키우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특정한 목표나 가치를 자신의 목숨보다 우선시하기도 한다.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대개 각자의 대의를 목숨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자성은 정청의 유언을 듣고 목표를 바꾸어 회장이 되고자 한다. 독하게 굴어야 살 수 있다는 정청의 유언을 받아들인 것이다. 아이러니하게 골드문 내에서 자신의 목숨을 대의보다 중요하게 여긴 사람이 가장 큰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생명보다 중요한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며, 이 가치는 변경되기도 한다. 가치관 변화의 관점에서 이중구는 상대적으로 직선적인 인물이며, 이자성은 가장 급진적인 인물이다. 이중구는 일관적으로 차기 회장 자리를 노렸고, 이자성은 자신의 의지로 경찰에서 조직의 회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강 과장은 목표를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데에 죄책감을 느껴 경찰을 그만두고 싶어 하면서도, 상황에 순응하여 일을 지속하므로 직선적인 편이다. 정청은 회장이 되려 했으나, 자신을 배신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목표에 상충하는 행동을 했으므로, 가치관의 변화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3. 질문
정청은 이자성이 폭력배로 위장한 경찰임을 알고도 모른 체 했다. 자신과의 신의를 저버린 이자성을 진심으로 위했다. 그가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선택을 한 데에는 우정이 개입했다. 정청의 비합리적 선택이 이자성을 회장으로 만든 것처럼,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이 뜻밖의 결과를 이끌기도 한다.

항상 비합리성을 추구하기에는 정확함을 요구하는 상황도 많기는 하다. 예를 들어 회계에서는 정보 이용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기 위해 숫자를 정밀하게 다뤄야 한다. 반면 자본을 투자할 때는 높은 합리성이 언제나 많은 이익과 결부되지 않는다.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는 회계보다 투자의 경우와 비슷하다. 인간은 완전히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삶의 궁극적인 목표가 다르며, 같은 상황에서도 우선시하는 가치가 다르다. 정청은 우정을, 이자성은 자신의 생명 유지를 우선했다. 그렇다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와 관련된 선택을 할 때 우선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즉, 본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