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LLETTES DE MAQUEREAU & GROSEILLES
크리스마스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한 해 중 가장 기다려 온 시간.
겨울 내음이 거세지고,
일 년을 버텨내느라 행색은 지쳤어도,
품 안에 고이 넣어 온 붕어빵 봉지와,
따뜻한 이불속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장 같은 발,
사랑하는 이들과 마시는 머그컵에 담긴 핫초코,
그래, 이 것을 위해 일 년을 버텼지,
죽지 않고 살아낸 이들이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안식의 계절이 왔다.
그런 생각을 종종 했다.
위대한 대의를 외치는 것이 진정한 문학이 아니라,
인류가 그 모든 고통 속에서도 살아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문학의 업적이 아닐까.
내가 만일 글을 쓴다면,
나는 고통의 이야기를 쓰겠다고.
그 모든 가여운 인생들을 주목해,
희망을 찾아내겠다고.
크리스마스는 내게 그런 의미였다.
어찌저찌, 의지였든 흐름에 그저 따랐든,
일단 살아 마주한 보상이자,
지치지 않도록 겨울 속에서 발견한 안식. 그리고 희망.
내년은 또 어떤 일들이 나의 속을 썩일까,
다가올 고통의 무게들에 덜컥 겁을 먹기도 하지만,
그 막연한 공포를 눈 속에 잠시 묻어 두고,
인류에게 선물처럼 주어진,
크리스마스의 별을 왕관처럼 쓰려한다.
우리는 이 계절의 이 시간만큼은,
충분히 행복을 누려도 된다.
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다.
살았으니까.
먼저, 고등어.
다음엔 무얼 해 먹어 볼까,
타르틴을 고민하다,
고등어를 보고,
솔직히 망설였다.
고등어라니…
안 비릴까.
이번에 장을 볼 때는,
역시나 마켓 컬리를 이용했다.
쿠팡 사태까지… 컬리 최고다.
다음, 갈릭 앤 허브 크림치즈.
몇 번 말했던 것도 같지만,
나는 크림치즈를 별로 안 좋아한다.
그나마 갈릭 앤 허브는 나쁘지 않았다.
그다음, 딜, 부추, 애플민트.
모두 마켓컬리에서 주문했다.
소량으로 2000원 내로 구매가 가능하다.
딜과 민트는 처음 사보는데,
향이 정말 좋다.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크림치즈에,
딜과 민트를 다져서 넣어보니,
전혀 다른 종류의 크림치즈가 되더라.
좋은 꿀팁… 겟.
다음, 레드커런트.
레드커런트는 아쉽게도 컬리에 없어,
쿠팡을 쓰는 엄마에게 부탁했다.
레드커런트는 생각보다 연해서,
가지에서 열매를 떼어내는 것만으로도,
열매가 쉽게 터져버린다.
아기를 다루듯 조심히. 필수다.
그리고 열매를 처음 먹어보는데,
상큼을 넘어서 쌍큼…
신 맛은 선호하지 않아,
내 타입의 열매는 아니었다.
남으면 이걸로 뭘 해 먹는담.
또 다음, 핑크페퍼.
이런 건 정말 처음 본다.
내가 모르는 식재료가 아직도 참 많구나.
짜릿하다…
블랙페퍼와 달리,
매콤한 과일향이 나는 것이,
향긋하고 상큼한 요리류에 찰떡이었다.
손으로 알알이 부숴서 터트릴 때,
퍼져가는 그 향. 신비롭다.
마지막, 통밀 깡빠뉴.
마켓컬리에서 내가 애용하는 깡빠뉴.
역시나 고소하고 맛있다.
다만 얇게 보다는,
좀 더 두껍게 자르면 풍부하게 한 입을 채울 듯 하다.
이번 타르틴은 신비롭고도 낯설었다.
크림치즈에 다진 딜, 민트를 넣고,
훈제 고등어를 섞어,
올리브오일, 라임즙, 라임 제스트를 뿌려 섞는다.
이때 팁은 신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면,
라임을 반개 정도만 넣을 것.
그래도 라임은 필수다.
고등어의 비린맛을 라임이 확 잡아 준다.
그저 고등어의 풍부함만 남도록.
저자의 세심함에, 역시 프랑스인… 박수가 나온다.
그 위에 부추와 레드커런트를 올리고,
핑크페퍼를 터트려 올린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레드커런트가 매우 쌍큼하니,
신 맛이 조금 불편하다면 소량만 올릴 것.
이번 타르틴은 묵직함과 상큼함,
부추의 알싸함이 한 데 어우러진,
특이하면서도 홍차와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추운 겨울 힘을 주면서도,
봄을 떠올리게 하는 상큼함이 있다.
한껏 먹고 나면 또다시 힘을 내서 갈 수 있겠다 싶은.
제대로 먹자.
잘 챙겨 먹고, 건강히 먹고, 끝을 향해 가보자.
문턱 너머에는 새해의 봄이 기다리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