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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애설계교육'에 대한 생각

생애설계

무엇이 좋은 생애설계교육을 만드는가?     


개인적으로 생애설계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2009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전까지 직업상담 영역은 개인의 재취업 영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가 그 무렵부터 개인의 전 생애적인 관점에서 생애설계를 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생애설계분야가 활성화된 것은 2010년 이후였던 것으로 보인다. 

2013년을 전후해 공공영역에서도 생애설계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다루어지기 시작했고, 나는 2013년부터 기업의 생애설계교육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2018년 현재까지 어느 새 200여 회의 프로그램에 짧게 혹은 길게 관여하게 되었으니, 내 일의 절반 이상이 생애설계교육이 된 셈이다.      

생애설계교육 중 한 컷!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재직자든 퇴직예비자든 간에 생애설계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나 기관은 대기업이나 외국계, 혹은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정도로 제한된다. 중견기업 정도만 해도 일하는 직원들을 빼서 그들을 위한 복지차원의 교육에 짧게는 4시간(사실 이건 너무 짧긴 하다^^;), 길게는 일주일씩 시간을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문제는 교육의 특혜가 주어져도 그 특혜를 정작 참여자들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나마 교육을 받으며 생각이 바뀌는 경우를 아주 흔히 보곤 한다.     


아쉬운 것은 세상의 관심은 이제 급속히 생애설계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하게 되었는데 정작 프로그램의 발전상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뜻있는 업체나 사람들이 고민을 하며 조금씩 개선하고 있지만, 유사하거나 관련된 명칭으로 진행되는 수많은 프로그램을 보면 조금씩 고개가 갸웃거려 지는 것도 사실이다.     


일단, 현재의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진행강사의 역량에 그 성패를 맡기고 있는 경우가 많다. 프로그램은 비슷하게 만들어지고 뭔가 차별점도 모르고, 뭘 넣어야 할지도 모르다보니 그냥 개별 강사의 노력과 실력에 의존하게 된다. 이래서는 운에 맡기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그렇다면 좋은 생애설계 교육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첫 번째 가장 현장에서 느끼는 아쉬움은 충분한 피교육생의 요구분석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측면 상 일일이 피교육생들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한다는 것은 어려움을 안다. 그러나 최소한의 정보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숱한 현장경험으로 현장에서 조율해가면서 적응해 간다고는 하지만 잘 준비된 경우와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전형적 강의 외에 부가적 프로그램이 선호되는 요즘 추세 상 어떤 것이 필요한지에 정보가 없다면 프로그램은 프로그램대로, 피교육생은 피교육생대로 물과 기름처럼 둥둥 뜨는 프로그램이 되기 십상이다.     


두 번째는 전체 프로그램에 대한 조율자가 있느냐의 문제가 관건이 된다.

즉 생애설계 프로그램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요청 회사의 인사담당자도 좋고, 전체 프로그램의 메인 강사가 해도 좋다. 문제는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하며, 필요 시 그에 따르는 역량 있는 인적자원 섭외까지 가능해야 한다. 


프로그램의 코디네이션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소하게는 강의 중복부터 전체 프로그램이 의도한 맥락이 틀어지는 일까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그런데 의외로 프로그램 코디네이션에 대한 중요성은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역량의 문제와 추가 비용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아쉬운 일임을 부정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역시 중요한 것은 참여 강사들의 적절한 눈높이 조율이다. 

대상자에 맞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거기에 코디네이터가 강의 방향에 대해 적절한 제안을 해 줄 수 있다면 남는 것은 개별 강사들의 현장감 있는 강의뿐이다. 이때도 ‘그냥 잘하는’ 강사 보다는 ‘눈높이에 맞춰서’ 풀어가 줄 수 있는 강사가 더 필요하다.      

대전지역의 생애설계 프로그램 진행 후 교육생 선생님과 한 컷!


생애설계교육이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하려면 결국 ‘참여자들에게 맞춘 특화’, 그리고 ‘적절한 코디네이션’, 거기에 ‘인적자원 섭외와 부가장치의 활용’이 모두 맞아 떨어져야 한다. 


안다. 사실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회사는 드물다는 것을... 그러나 몇 가지라도 더 고려할 수 있다면 그만큼 더 참여자의 만족감은 올라갈 것이다.     

어쩌면 생애설계는 오랫동안 한 직장에서 살아온 이들에게 처음으로 스스로를 제대로 한번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는 첫 기회일 수도 있다. 그 소중한 기회가 좀 더 의미 있는 결과물로 이어진다면 교육을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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