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이면
“도대체 뭘 해야 할지 확신이 없습니다.”
라는 말은 청년층부터 다시 재취업을 해야 하는 중장년까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내가 가장 흔하게 들은 말 중 하나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사회생활의 시작 시점부터, 일을 하는 도중에, 그리고 어느 시점에선가 직업의 변화를 겪어야 하는 시기까지 직업과 관련해 다양한 선택을 해야 하는데...문제는 이러한 것들에 대한 ‘선택기준’이 없거나 부실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일을 시작했을 때 어떤 직업선택의 기준을 가졌었는지 기억이 나시는지...의외로 이 부분은 정말 허술한 경우가 많다.
대개 자기기준이 명확치 않은 이들의 직업선택 조건은 3가지다.
첫 번째는 직업에 대한 '이미지'다.
세상의 모든 직업은 각각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이미지는 곳곳에서 선택 시 큰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이미지라는 것이 대단히 편견에 젖어 있거나 환상인 경우가 허다하다는 데 있다.
우리가 실제 만나는 직업과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일의 차이는 TV속의 멋진 남녀와 실제 함께 사는 배우자의 차이만큼 클 때가 다수다.
한 중견기업의 인사총괄 임원을 했던 친구는 이런 얘기를 했었다.
두 번째는 글자 그대로의 '조건'이다.
우리가 그 직업을 가짐으로써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이다. 대기업이라서, 혹은 돈을 잘 버는 기업이라서, 또는 안정적인 기관이라서 등등...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업체가 제시하는 조건을 판단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선택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안타깝게도 처음 선택 시에는 크게 다가오지만, 실상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의외로 다른 것들이 더 중요함을 깨닫게 되곤 한다. 예를 들면, 적성이나 관계, 기업 문화 같은 것이 그것이다.
세 번째는 무얼까? 내가 보기엔 좀 노골적인 표현이지만, '타이밍'이다.
‘그때 하필 그 회사에서 모집을 하고 있어서 취업을 한 케이스’는 실제 상황에서 아주 흔한 일이다. 좋게 말하면 ‘인연’이고, 나쁘게 말하면 ‘어쩌다 얻어걸린’ 케이스다.
이렇게 보면 직업선택의 일반적 기준이란 것이 참 어줍잖아 보인다. 물론, 자기만의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회사와 업무에 대해 충분히 조사한 다음 지원하는 청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명확한 자기기준이란 자기 자신과 회사, 직무에 대한 기준이 분명한 것을 말한다.
쉽지 않다. 시간이 걸리고 때로 누군가의 도움도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준에 대한 검증을 위해 스스로 현장을 확인하는 지혜도 있어야 한다.
대부분은 사전에 이런 것들을 사전에 잘 고려하지 못한다. 오히려 부딪히면서 해결해가는 케이스가 더 많다.
직업선택이 유난히 더 혼란스러워 보이는 이유는 일단 질러놓고 고민하며 바꿔 가는 과정이 더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