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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의 시간을 망치는 주범들

시간관리

내 일상의 시간을 망치는 주범들   

       

새벽 3시 무렵에 잠을 깼습니다. 원래 좀 일찍 일어나긴 하지만 내가 원해서 깬 것이 아닙니다. 어깨가 좀 좋지 않았는지 통증이 온 데다 결정적으로 어제 늦은 시간까지 과식을 한 덕분에 속도 좋지 않았지요.


새벽 시간 멍하니 앉아 있다가 왜 자주 일상이 생각한 것과 어긋나는지, 도대체 무엇이 내 일상을 힘들게 하는지 한번 되짚어 봅니다. 그랬더니 눈에 띄는 몇 가지가 나오더군요.     


첫째는 과식입니다. 

저녁만 되면 불타오르는 식욕은 의외로 많은 것들을 망가뜨립니다. 일단 내 몸의 면역관리에 힘써야 할 에너지들이 밤새 소화작용에만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러고도 아침에 일어나면 속은 더부룩하고 몸의 컨디션이 나빠졌음을 쉽게 느낍니다. 이런 불편함은 하루의 시작을 망쳐버리기도 합니다. 과식은 통상 늦은 시간까지 잠을 미루게 되니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합니다. 수면의 질 역시 더 나빠지지요.


웃기는 건 저녁의 과식은 흔히 배가 고파서 먹는 과식이 아니란 겁니다. 제가 보기엔 심리적 허기가 절반을 넘습니다. ‘뭔가 허전한’ 기분, ‘기분이 좋아지고 싶은데 딱히 대안이 없는’ 기분, 그리고 스트레스 등이 저녁의 푸드 파이터를 만드는 셈입니다. 여기에 술이라도 한잔 들어가면 제대로 나빠지는 거지요.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테지만 저는 잦은 음주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유형입니다. 과식의 동반자로 몸의 컨디션을 많이 망쳐놓는 역할을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모르지만, 많이 마시지 않더라도 잦은 음주는 대부분 과식으로 연결되어 힘들게 하더군요.     

무엇이 이렇게 사람을 허기지게 만들까요?
두 번째는 TV시청입니다. 

드라마를 비롯해,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 때로 뉴스나 다큐프로그램에 가끔씩 예능프로그램까지....TV는 쉴새없이 유혹하는 프로그램들을 내놓습니다. 거기에 최근에 결제한 영화월정액은 굳이 안 봐도 될 영화까지 보게 합니다. 저도 아저씨가 다 됐는지 이런 것들이 너무 재미있어지네요~^^;

바쁘면 바쁜대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바쁘지 않으면 시간이 많아지니 TV를 자주 보게 됩니다. 원래 계획에 없던 것들인데, 거실에 앉아 있으면 습관처럼 TV를 켭니다. 문제는 볼만한 것들이 늦은 시간에 하게 되면 과식과 동반되며 역시 충분한 수면에 영향을 미칩니다.

TV의 특징은, 제겐 ‘안 보면 안 봐도 되지만, 보면 점점 더 보게 되는’이란 표현으로 정리됩니다. 정말 사람을 딱 바보로 만들기 좋은 놈입니다.     


세 번째는 ‘때때로 늘어지고픈 마음’입니다. 

그럴 수 있는 것이지만 상대적으로 빈도가 잦습니다. 그 덕분에 며칠씩 ‘아무것도 안하겠다’는 심사로 날려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다음 일정이 촉박하게 되고 일과 관련된 여러 준비는 더 급박해 집니다. 모든 미룸에는 대개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지요.     

때때로 우리는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지는 증상에 빠지곤 합니다


뭐가 문제일까 가만히 고민해보는데 결론이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납니다. 

‘충분히 혹은 적절히 쉬어주지 못한’ 문제로 인한 증상

이라는 것으로 저는 결론을 내립니다.

저녁 과식은 제게 일종의 심리적 허기인데...가만히 보면 충분히 일한 만큼 적절히 쉬지 못하는 데서 오는 무의식적 불만의 표출인 것 같습니다.

TV 역시 마찬가지지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를 즐겁게 하고 싶은 욕구입니다. 다행히 마음만 먹으면 훨씬 건강하고 즐거운 다른 것들로 대체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마지막 ‘심리적 늘어짐’ 역시 일종의 소진된 제 무의식의 반항 혹은 비명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입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제대로 쉬는 것에 대해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함께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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