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이후의 변화
우리나라 2019년 국내 외식시장의 규모는 나이스지니데이타의 빅데이터 상권분석시스템을 이용하여 산출한 결과로 보면 월평균 15조 원으로 나타났다. 연간으로 보면 대략 180조원 규모, 2018년의 예상치가 136조 원 정도였으니 외식문화의 정착 등으로 인해 성장치 역시 가파르다. 이런 외식업 시장은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다시 한번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얼마 전 점심을 먹으러 동료들과 한 식당에 들렀다. 그 식당에서는 돈까스를 팔고 있었는데 점심 주문을 하니 개인별로 식판에 담긴 정식세트가 나왔다.
안 그래도 코로나로 인해 신경이 쓰이던 판에 이렇게라도 분리가 되니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또 다른 식당에 들렀다. 함께 간 친구들과 식사를 주문했는데 이번엔 탕류를 주문했는데 주 메뉴는 별도의 접시로 덜어 먹을 수 있었지만 함께 나온 반찬류는 어쩔 수 없이 젓가락을 섞어야 했다. 친구들과의 신뢰는 별도로 하고, 적어도 요즘 시대에 어울리는 모습은 아니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들었다.
이렇게 눈에 드러나는 첫 번째 변화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서비스 방식이
개별 셋팅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늘어나는 혼밥족의 트렌드에 코로나의 영향이 가속도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 큰 그릇에 나와 덜어 먹는 작업을 하는, 조금은 번거로운 메뉴보다는 아예 1인분으로 반찬까지 별도 세팅되어 메뉴가 나오는 것이 선호되다 보면 선호 메뉴 자체도 조금씩 바뀔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두 번째는 모두가 느끼고 있겠지만 배달문화의 정착이다.
이제 배달은 일상적인 것이 됐다. 배달에 좀 부정적이던 나조차도 이젠 앱을 통해 곧잘 주문을 하곤 한다. 오프라인 매장이 그랬듯이 이제는 배달맛집이란 것도 익숙해질 것이다.
한 가지 배달음식의 강세가 불러올 중요한 이슈가 있다.
그건 상가부동산의 가치하락을 동반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집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요식업은 정상적으로 재가동이 되려면 코로나가 성공적으로 종식되어야 하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그에 대한 충격을 잊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일단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 자체가 의문시 되는 상황이다 보니 요식업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이라면 배달에 시선을 줄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적어도 한동안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가부동산은 ‘빛 좋은 개살구’ 노릇을 할 가능성이 크다.
당연히 임차인의 이탈은 가속화될 것이고, 최소한 한동안의 부진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일부 상가의 성격에 따른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음식점을 주로 하는 상가라면 가격하락이 불가피하다. 사실 배달이 주력인 장사라면 오히려 이면의 버려진 도로가 훨씬 적격이기 때문이다.
업종을 바꿀 수도 없고, 일을 그만둘 처지도 아니라면 이런 간단한 변화를 우선 수용해 보는 노력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여전히 꿋꿋하게 이전 방식으로 장사를 하면서 손님이 없다고 아우성이라면 한 번쯤 자신의 현재 방식이 시대와 어울리는지 돌아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