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3
이번에는 크리스마스 장식 같은 걸 하지 않았다.
아주 작게라도 늘 했었는데,
아주 작은 구간에라도.
그냥 일주일 전부터 침대 옆에 향초를 종종 켜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다.
이 향초 이름은 모네 향초다.
두툼하게 생긴 향초는 안으로 타들어 가면서
겉면에 있던 무늬가 초불에 의해 더 몽롱해진다.
향초 겉면의 무늬가 어딘가 모네 그림 같아서
이름을 그렇게 붙였나 싶다.
초를 켜 두고 책을 읽는다.
요즘은 유지혜 작가님의 쉬운 천국을 읽고 있다.
여행 에세이인데 생활 에세이 같다.
여행지를 돌아다니기보다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처럼
지내다 온 일상을 적은 책으로 느껴진다.
이런 장면들이 있다.
카페에 앉아 노트에 글을 쓰거나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하고 산책하고
친구와 마트에서 산 와인을 마신다.
가장 싼 와인과
그냥 감각으로 패키지를 보고 고른 치즈를 먹는다는
그 장면을 상상해 보면 너무 재미있을 거 같아 부럽다.
다 읽고 작가님의 또 다른 책도 읽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작가나 책, 구절 같은 것도
우정이라고 칭하는 내용이 나온다.
제목은 우정 도둑.
우정…
우정 도둑…
나에게는 오래전부터 동경하던 장면이 하나 있다.
길거리에 앉아서
편의점에서 산 술과 간단한 안주와 함께
오래 이야기를 나누는 것.
말이 통하는 친구와
한쪽이 맞춰주는 대화 말고
서로가 똑같이 좋다고 느껴지는
통하는 느낌
이 글을 쓰면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고
조금 더 오래 생각하면 여러 사람들이 있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조금 더 가까워지고 보면
아니었다고 느끼게 된다.
내가 동경하던 것은
어쩌면
만약 내가 소설을 쓴다면
그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장면일지도 모르겠다.
침대 옆 파란 소파에
치치가 자고 있다.
귀여운 고양이 어린이는
항상 옆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