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7.3
요가로 잠깐이라도 몸을 풀고 나니
나를 속이던 그 감정이 조금 지나갔다.
감정은 거짓말쟁이다.
왔다가 간다. 또 오겠지만,
배척하지도 신뢰하지도 않는다.
침대에서 요가 매트까지
그 먼 거리를 갔다.
나와 내가 싸워서
밝은 쪽이 이긴 것 같아 좋았다.
씻고, 오늘은 외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카페보다는 찻집에 가고 싶었다.
새로 관심이 생긴 것들은
가능한 많이 체험해보려고 한다.
그게 내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방식이다.
나중에 한 곳에 머물게 되면
공간을 하나 만들고 싶다.
그 공간의 희미한 그림이
조금씩 선명해진다.
오늘 간 곳은
카페 같기도, 작은 바 같기도 한 찻집이었다.
차 몇 가지와 간단한 술을 파는,
조용한 공간.
책도 조금 비치돼 있었다.
나는 공간에 책이 있는 곳이 좋다.
소품처럼 놓인 게 아니라
주인장이 실제로 읽는 책.
취향이 묻어 있으면 더 좋다.
아는 책이 보이면
친구를 만난 것 같고,
모르는 책인데 마음이 가면
작은 보물을 찾은 기분이 든다.
오늘 선택한 메뉴는
‘주인장 따라 차 마시기’였다.
그날 주인장이 마시고 싶은 차,
혹은 나에게 권하고 싶은 차를
세 가지 정도 함께 마신다.
천천히, 오래 머물렀다.
나와 주인장, 단골 한 명.
셋이 있었고,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나는 옆에서 책을 읽었다.
주인장이 빵과 과일을 조금 내어주었다.
차와 함께 먹었다.
오후 1시에 들어가
거의 5시가 되어 나왔다.
종종 들르라는 말을 들었다.
자전거를 타고 역으로 가려다가
30분쯤 떨어진 다른 가게에 들르기로 했다.
골목 안 골목, 작은 칵테일 바였다.
국수 한 그릇을 먹고 들어갔다.
메뉴가 낯설고 흥미로웠다.
궁금한 것들로 골랐다.
가게는 조용했고
내가 있는 동안 계속 그랬다.
나는 사람들 속에 있고 싶어서 나가지만,
또 조용하길 바란다.
맛도, 비주얼도 좋았다.
세 잔을 마시고 멈췄다.
멈추는 감각이 조금 생겼다.
감정에 휩쓸리던 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나를 작동하는 법에 조금 익숙해졌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간다.
창문을 조금 열어두었다.
저녁 공기가 선선하다.
음악을 몇 곡 듣는 사이
도착했다.
음악은 나를 잠깐
다른 곳으로 데려갔다가,
택시가 멈추는 순간
나도 같이 돌아왔다.
치치에게 밥을 주고,
씻고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