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하루 : 두 가지 마음

by 가가루

2024.7.21


엄마를 청두 구경시켜 드리려고 외출을 했다.

엄마가 좋아할 만한 느낌으로 일정을 짰다.


혼자 다니면서 찜해둔 곳이 있었다.

식사도 할 수 있는 찻집.


나보다는 엄마 취향이었다.

엄마와 함께 식사하고 차도 마셨다.

아이는 외출이 싫다고 해서 우리 둘만 외출했다.

맛있어서 아이도 다음에 데리고 와야지 생각했다.



엄마가 좋아하는 브랜드 위주로 백화점을 구경했다.

내가 좋아하는 백화점에도 같이 가보고 싶어서 걸어서

이동했다. (멀지는 않다) 취향이 너무 달라서 서로 감동이 없다.


나는 목적지 없이도 오래 걷는 걸 좋아하는데

엄마는 아니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이랑 치치가 붙어 있다.

치치는 할머니를 낯설어한다.


할머니가 방에 들어가 있을 때만 나와서 돌아다닌다.

그 외에는 잘 숨어 있다.


가끔 할머니가 안 나오면

내 옆에 와서 가만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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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7.22


오늘은 멀리 나가지 않았다. 집 근처에 다녀왔다.


아이가 좋아하는 수제 햄버거 집에 갔고

아이 혼자 햄버거를 두 개 먹었다.


여기도 엄마 취향은 아니다. 손자의 먹방을 보며 왠지 엄마도 배불러 보이는 얼굴이다.


내가 좋아하는 찻집에 셋이 들렀다. 한두 시간 머물러서 각자 쉬였다. 대화는 없다.


산책을 하다가 엄마 취향과 내 취향이 다 있는 편집샵에 도착했다. 공원과 함께 카페나 빵집 편집샵 문구점 이런 가게들이 있는 새로 만든 곳이다.


엄마도 마음에 드는 옷을 골랐고 나도 사줬다.


저녁에는 엄마랑 단둘이 다시 나갔다. 아이는 싫다고 했다.

이미 낮에 외출량을 다 채웠다고 했다. 대꾸할 말이 없어서

그냥 원하는 대로 알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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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앉았다.

저녁은 서늘해서 이렇게 밖의 자리에 앉는 게 너무 좋다.

조명도 은은하고


와인을 마셨다.

엄마가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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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7.23


엄마가 돌아간다.

공항에 배웅했다.


혼자 돌아오는 길에

기분이 이상했다.


남편과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갑자기 눈물이 좌르르 흘렀다.

참을 수 있는 유형의 눈물이 아니었다.

그냥 말 그대로 저절로 좌르르


그 눈물이

좀 거짓 같아서 웃음이 났다.


엄마가 불편한데

함께 있어 주지 않는 것도 불편하다.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숨이 막힌다.

그런데

이렇게 왔다가 가는 뒷모습을 보면


차갑게 굴었던 내 얼굴이 떠오르고

같이 있고 싶다는 마음도 생긴다.

불편해서 피하고 싶은 마음도 진실이다.


두 감정이

모두 진짜라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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