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그림 같은 마음

by 가가루

지겨워도

또다시 빵, 산책, 커피

이런 것들을 다시 주워 담고

하루를 또 살아간다.


큰 단어는 쓰고 싶지 않다.


어쩌면 또 하루가 시작된다는 게

다행이면서도

공포다.


해피엔딩으로 곱게 인사하고

막을 내린 연극이

다시 막을 열고

또다시 시작하는 느낌.


그리고 무한 반복


그건 슬픔이나 우울이라기보다

멀미남, 지겨움, 지침이다.


벌칙 같고

어디로도 빠져나갈 수 없는

미궁에 갇힌 느낌이다.


그런 마음을

밑그림처럼 떨쳐내지 못한 채

나는 매일을, 하루하루를

작은 날로 살았다.


이 밑그림 같은 마음이 생긴 지

거의 30년이 됐다.

정확히는 28년.


그러니

아직 마흔 즈음인데 할머니 같다.

내 모습 어딘가에 할머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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