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의 지루한 정의를

번복합니다.

by 깨작희작


반복되는 일상이 무료해 도피하는 마음으로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새로움과 자유를 찾아 떠나는 적극적 행(行)이다. '이곳'의 지루함, 관계의 갈등, 다량의 업무 등의 무거운 짐은 내려놓고 '저곳'에 있을 법한 이상을 찾아 희망이란 짐을 다시 메고 떠난다.


낯선 공간에 대한 설렘, 나를 돌아보는 시간, 삶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아이디어 등은 여행이 주는 신선함이다. 하지만 반복적인 매일이 없이 늘 새로운 하루하루가 계속된다면 도피와 여행의 신선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까? 어쩌면 지루하고도 반복되는 일상이 있기에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있고, 여행을 통해 더 짜릿한 해갈( 解渴 )의 참맛을 알 수 있는 것 아닐까. 고로 반복되는 삶은 재미가 보장된 여행 티켓을 선물한 셈이다.


반복은 지루하지만 힘을 키우는 key다. 반복되는 업무, 반복되는 훈련, 반복되는 갈등은 우리를 지치게도 하지만 인내와 성장이라는 내공을 만든다. 반복된 날갯짓 훈련이 없다면 새는 비상할 수 없고, 반복의 학습 없이는 어떤 영역에서도 전문성을 키울 수 없다. 반복은 어느 방면에서든 자유로이 비행하게 할 수 있는 날개를 선물한다. 즉 지루하다는 이유로 반복을 떠나 흐릿한 자유를 찾아 헤매는 시간에 반복을 통해 선명한 자유를 얻는 게 낫다. 죽어라 반복하는 바보야 말로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것.



반복하지 않으면
늘 반복한다
변화 없는 '제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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