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할까?
방학이면 누군가는 여행을 떠나고 누군가는 한가로이 집에서 휴식을 취한다. 나는 이번 방학에 '오롯이 혼자의 시간을 누리기'로 목표를 정했다.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에너지를 얻는 극강의 E의 성향으로써 ‘혼자 누린다’는 것은 어색 그 자체다. 평소 시간만 나면 좋아하는 지인을 불러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그러다 또 사람이 북적이는 곳에서 운동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는데, 홀로 24시간을 지낸다? 이것은 난제 중 난제다.
그러다 문득 ‘그래, 혼자 뭐라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평소 미루던 독서와 언어공부를 해보기로 한다. ”오늘은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페이지 1~30까지 읽고, 영어는 30 문장을 통으로 외우겠어!" 당찬 포부로 시작했지만 역시 삼일천하. 이런저런 고민 끝에, ‘’ 에이! 그냥 한 페이지만 해!‘라는 아주 가벼운 목표치로 전법을 바꿔본다. 역시 시작이 가벼워서인지 10페이지 정도는 무난히 공부하고 뿌듯하게 책을 덮었다. 사실 나는 나를 잘 안다. 절대 하나만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밥 먹을 때는 밥만.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일종의 자기계발 시간은 대체로 하나에 집중이 용이하나, 유난히 혼밥을 할 때는 넷플릭스를 보거나 괜히 책을 넘기는 등 집중력 zero가 된다. 사람들과 함께 밥 먹는 시간에는 오히려 최대 집중을 끌어올려 맛을 음미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즐거워하면서, 정작 혼밥의 시간에는 이상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느낌이 든다. 이렇듯 혼자 식사하는 시간은 극단적 표현으로 ‘무의미’하다. 가장 사랑하는 자신과의 가장 행복한 식사시간을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다니 스스로에게 미안할 뿐이다.
자! 그럼 최고의 혼밥 시간을 만들어보자. 사실 음 식에 진심인 사람으로서 식사 행위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선 타인과 함께 있을 때는 누리지 못하는 나만의 시간이 갖는 희소성을 살리자. 오로지 혼자 있을 때만이 가능한 그 깊은 음미를 경험해 보는 것으로 그 스타트를 끊어보기로 한다. 사실 식사가 됐든, 운동이 됐든, 전시 감상이 됐든 그 어떤 행동이든지 타인과 함께 있을 때는 할 수 없는 오로지 혼자만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깊게 경험해 보는 것. 그것이 나 스스로와 함께 즐겁게 삶을 살아가는 열쇠가 될 수 있겠다.
혼자 잘 지내는 사람들이여! 잠시 묻고 싶다.
혼자일 때
행복 포인트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