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하 Feb 24. 2023

나에 대한 사랑은 삶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다

메멘토모리

  인생을 사는 것은 힘들다. 더군다나, 마음에 들지 않는 나를 데리고 인생을 사는 것은 가시밭길이다. 어디 '나'만 마음에 안 들겠는가. 내가 처한 환경, 내가 처한 상황, 내 주변의 인간들. 그 모든 것들이 나의 발목을 잡아끌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면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것이 기적이며 그런 하루를 버티는 나를 사랑해 줄 만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 '나를 사랑하자'는 말은 최고의 진리인 동시에 최악의 거짓말이다. 왜냐하면 나는, 전-혀 사랑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모양 이 꼴인 나를 어떻게 사랑할 수 있나? 당최, 신이 있다면 나를 이따위로 만든 그 작자의 멱살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데 사실, 삶을 사랑하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는 쉽다. 삶이란, 어제도 그제도 아니고, 먼 훗날 언젠가도 아닌 지금 당장의 순간, '현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지금 당장 즐겁고 행복하기는 쉽다. 푹 자고 일어난 아침이라든지 마음에 드는 노래를 발견했을 때라든지, 오늘 먹은 맛있는 점심, 오랜만에 만난 친구. 그 모든 것들이 행복을 구성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나치게 똑똑해서 먼 미래를 본다. 미래를 계산해서 답이 안 나오는 현실에 한숨짓고 지쳐간다. 그렇다면 정답은 하나다. 지금 바로, 내가 행복하고 즐거운 일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작은 행복을 쌓아서 복리로 행복을 인출해야 한다. 그렇게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당장의 행복에 충실하다 보면 '사는 것도 괜찮은 구석이 있네'라고 생각할 때가 오고, 그렇게 삶에 대한 사랑이 싹트고 나면, 그런 삶을 살아내는 내 자신에 대한 고마움이 생긴다. 그러니까 당신은, 지금 당장 행복한 일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먼 미래를 대비하며 성실하고 충직하게 오늘의 하루를 반납해야 하는 시대는 지났다. 세상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내일 당장 쓰나미가 몰아닥쳐 죽을 수도 있고, 핵이 터져서 죽을 수도 있고, AI에 정복되어 노예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전에, 당신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이다. 모든 것이 가능해서, 상대적으로 아무것도 하고 있지 못한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가능하므로 당신은 마음만 먹으면 된다. 인생은 한 번뿐이고, 그 인생을 살아내야 하는 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다. 아무도 나의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남의 눈치를 봐봤자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당신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까 당신은 오늘도, 당신만의 하루를 살아야 한다. 그 누구의 삶도 아닌 바로 당신 자신만의 하루. 나는 오늘도 여러분이, 당신만의 하루를 보냈기를 바란다. 자신의 인생을 남의 집 불구경하듯 무관심 속에 방치하기엔 한 번뿐인 인생은 너무나도 소중하다. 우리 모두 죽으면 끝이기 때문이다. '메멘토모리'. 당신은 죽음을 기억해야만 한다. 그리고 살아내야만 한다. 살아내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의 모든 슬픔을 치유하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