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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mf Dec 26. 2021

영화 HER을 보고



영화 <HER>는 2013년에 개봉된 작품으로 사랑에 대한 얘기를 다루고 있다. 


-스포 주의(줄거리 요약)-



영화의 배경은 2025년이며, 주인공  남성인 시어도어(배우 호아킨 피닉스)는 편지를 대필해주는 기업의 전문 작가로 일하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사랑했던 캐서린과 별거 중인 상황이며, 따라서 굉장히 큰 상실감과 고독감을 느끼고 있던 와중에 인공지능으로 말하고  스스로 진화하는 운영체제(Operationg System)가 설치된 기기를 사게 된다. 그는 초기 설정에서 그 운영체제를 여성으로 설정하며, 이름은 사만다라고 붙인다. 그리고 자신의 사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깊은 교감을 하게 되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즉, 육체가 없는 운영체제와 정신적 교류를 하며,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사만다는 시어도어 하고만 교류를 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녀는 8,316명의 다른 사람들과 동시에 대화하고 있으며, 그중에서 641명의 다른 사람들과도 동시에 사랑에 빠졌다고 실토한다. 이에 시어도어는 큰 배신감을 느끼며, 또다시 슬픔에 빠진다. 그러나, 그것이 어쩔 수 없는 한계라는 것을 알기에, 어느 정도 마음을 내려놓으려고 하지만 잘 되지는 않는다. 결국, 사만다는 다른 운영체제들과 함께  그들의 능력을 더 진화하기 위해 곧 떠난다고 말하며 사라지게 된다. 



영화를 보고 많은 질문들이 떠올랐다.



먼저, 어떻게 남자 주인공은 운영체제인 사만다와 어떻게 사랑에 빠질 수 있었을까? 

애초에 기계는 인간의 불편함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지금도 그에 따라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의 분야에서 그 발전의 궁극적인 목표, 즉 지향점은 어디일까라고 생각했을 때, 그것은 결국 인간이 아닐까? 시어도어가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도, 사만다가 기계가 아니라, 진짜 사람처럼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였다. 즉 인간의 불완전한 부분을 보완하고 채우기 위해 발전했던 기계들이 지향하는 것은 결국 진짜 사람 같아지는 것, 인간 같아지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AI들이 불완전해야 더 사람 같을까? 사람들이 정말 그런 사람 같은  AI를 원할까? 만약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곁에 있는 사람들을 두고  AI를 만들까?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사람들은 점점 더 쉬운 것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진짜 사람은 언제나 내 분신처럼 내 옆에 항상 있을 수 없다. 뭐, 있다 하더라도 자신이 궁금한 부분이나 방대하고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즉각적으로 다 제공하긴 힘들다. 만약, 어떤 정보가 필요할 때는 자신이 직접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찾아봐야 한다. 하지만 AI를 장착한 로봇, 혹은 기계가 있다면 그때 그때, 그냥 사람한테 물어보듯이 물어만 보면, 그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인간은, 특히 현대인들은 지독히 외로우면서도 겁이 많다. 위로받고 이해받고 싶어 하지만, 맘 편히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들에 종종 둘러싸여 있다. 따라서 어쩌면 육체가 없는 AI, 즉 인간이 아닌 것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거나, 이해받고 싶어 지게 된 것은 아닐까? 



어쩌면 인간은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하기에, 서로에게 진정한 위로가 되어줄 수 없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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