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시작된 대동법, 전국으로 확산

by 꿈 꾸는 철이

3. 경기도에서 시작된 대동법, 전국으로 확산


1608년 가을, 마침내 경기도에서 대동법의 전신인 '선혜법'이 첫 숨을 내쉬었다. 기득권이라는 거대한 중력을 거슬러 솟구친 위대한 역행의 시작이었다. 지주들의 비난과 간신들의 모함이 우박처럼 쏟아졌지만, 원익은 흔들리지 않았다.


"나으리, 이제 전복을 사러 빚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아들놈이 쟁기를 다시 잡았습니다!"


밭둑에서 만났던 노인의 통곡 섞인 환희가 들려오는 듯했다. 쌀로 통일된 세금은 백성들에게는 목숨줄이 되었고, 공인(貢人)들이 장터를 누비며 조선의 말라붙은 혈관에 상업이라는 피가 돌기 시작했다.


이 작은 불씨는 이원익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꺼지지 않았다. 그의 집념은 100년의 세월을 견디며 뻗어 나가, 마침내 1708년 숙종 대에 이르러 조선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만신창이가 된 국토에서 백성을 살리려 제 몸을 불살랐던 유능한 공직자. 이원익은 문장이 아닌 실무로, 권위가 아닌 쌀 한 톨의 진심으로 조선을 부활시켰다. 그가 심은 대동법이라는 나무는 훗날 조선의 백성들이 그늘 아래 쉴 수 있는 거대한 숲이 되었으니, 그는 진정 죽어가는 조선을 다시 살려낸 불멸의 거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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