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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이 Feb 22. 2024

갈림길에서는 방향이 먼저다

인생도 그렇다.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인 자전거 국토종주를 6월 하순의 뜨거운 햇살을 온몸으로 맞으며 작했다.  인천 정서진을 출발하여 부산 낙동강 하구둑까지 4박 5일간 대장정의 길이었다. 700km 이상 자전거를 탔다. 평균시속 18 ~25km 속도로 달렸다. 4박 5일 기간 내에 자전거 국토종주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라이딩할 때 방향과 속도가 중요하다.  


방향은 도달해야 하는 목적지이고, 속도는 빠르기의 정도이다. 인천 정서진에서 출발한 국토종주 목적지는 낙동강 하구둑이다. 4박 5일 기간 내에 자전거 국토종주를 마치기 위해서는 방향을 잃지 않아야 하고, 속도도 적절히 조절해 한다.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는 마라톤은 단거리가 아니라 장거리이므로 완주하기 위해서는 속도를 적당히 조절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마라톤은 42.195km이다. 선두 주자는 페이스메이커를 따라가고, 그 뒤의 선수들은 앞 선수들을 바라보며 가는 운동이다. 마라톤은  방향보다는 속도가 더 중요한 스포츠이다. 완주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체력에 맞춰서 속도의 완급 조절을 잘해야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자전거 국토종주 하면서 마라톤의 16배가 넘는 700km 이상 라이딩했다. 마라톤과 달리 페이스메이커가 없다. 가야 할 방향자신이 스스로 찾고, 속도 또한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바닥에 표시된 방향과 간간이 설치되어 있는 이정표를 잘 살펴야 방향을 잃지 않는다. 자신의 체력보다 무리해서 빠르게 페달을 밟으면 너무 빨리 지쳐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너무 천천히 라이딩하면 정해진 기일 내에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게 된다. 4박 5일 동안 낙동강 하구둑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가야 할 방향을 잃지 않아야 하며, 속도도 자신의 체력을 안배조절해야 한다.


하루에 자전거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거리는 140km 정도이다. 시속 20km 속도로 7시간을 쉬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가야 되는 먼 거리이다. 식사하고, 쉬는 시간을 더하면 하루에 10시간 이상 길 위서 지내야 하는 고된 일정이다. 뜨거운 햇살아래 자전거 위에서 페달을 밟고 또 밟았다. 내리막일 때는 페달을 밟지 않아도 시원하게 달린다. 라이딩하는 동안 평지와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했다.

 

체력이 있을 때는 주변의 풍광을 감상하며 페달을 밟는다. 햇볕이 강렬할수록, 라이딩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개가 정면을 향하지 못하고 바닥 쪽으로 내려온다. 체력이 소진되고, 몸이 지쳤다는 증거이다. 시선이 정면을 보지 않고 바닥을 보게 되면 시야가 짧아진다. 시야가 짧아지면 방향을 제대로 잡기가 힘들어진다. 자칫 방향을 잃수도 있다. 국토종주길에는 갈림길이 수 없이 많다. 방향을 잘 못 잡으면 수 킬로미터를 잘 못 가는 것은 순간이다. 여 킬로미터를 잘 못 갔다 돌아오기도 했다.


잘 못된 방향으로 가면 갔던 만큼의 거리를 다시 돌아와야 한다. 속도가 빠르면 더 가게 된다. 그만큼 더 돌아와야 한다. 갈림길에서는 방향이 중요하고,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멈춰 서라도 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지쳐서 시야가 바닥을 향하고 있으면 방향을 자칫 놓칠 수 있다. 마음이 급하면 방향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막연히 맞겠지 하면서 잘 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국토종주 중에 이러한 경험을 몇 번 했다.    


시야가 짧아지면 사고의 위험도 급격히 높아진다. 라이딩할 때는 시야가 정면을 향해야 앞쪽 길의 상태나 장애물 또는 사람 등을 미리 인지하고 상황에 대처한다. 시야가 바닥 쪽으로 내려올수록 앞쪽의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거리는 짧아진다. 위험상황인지하고 대처하는데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속 20km 정도의 자전거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 시야가 바닥을 향하라이딩할 때는 쪽의 사물을 인지하는 순간 이미 사고는 나 있다.


자전거 국토종주를 할 때 정면을 향한 시선을 놓치지 않아야 방향을 잃지 않는다.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자신의 체력에 맞속도를 조절해야 적지까지 라이딩할 수 있다. 일시적으로 방향을 잃는다 해도 가야 할 방향을 인지하고 있어야 바로 잡을 수 있다. 자신의 속도 조절 능력은 평소 연습 과정에서 준비되어야 한다.


인생이 마라톤에 비유되듯이, 자전거 국토종주야 말로 인생의 단면이 아닌가 싶다. 방향과 속도는 자전거 국토종주에서도 우리의 삶에서도  중요하다. 특히, 국토종주의 갈림길과 인생의 고비에서는 방향이 속도보다 중요하다. 방향을 일시적으로 잘 못 잡으면 자전거 국토종주에서는 잘 못 간 만큼 돌아올 수 있지만, 인생에서는 돌아오기도 어렵다. 그러고 보면, 방향은 자전거 국토종주 보다 인생에서 더 중요하다.


인적이 없는 곳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는데 해가 지면서 어슴프레 어둠이 내려올 때 엄습해 오는 두려움을 느꼈던 기억도 있다. 허벅지 근육이 찢어질 것 같은 긴장과 숨이 목까지 차오르는 힘겨운 경험도 다.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라이딩하기도 했다. 5일째 오후에 낙동강 하구둑에 도착하면서 4박 5일간의 자전거 국토종주 끝났다. 호 ㅇ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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