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23시 21분의 지하철에는
각기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다
기둥에 기대어 졸고 있는 아저씨도
서로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연인들도
각자의 모습대로 여기에 가고 있다
그들을 바라보는 나도 여기에 있다
늦은 밤의 시간이지만 빈자리 없이
나란히 앉아서 현재를 살고 있다
생각을 넘어 가봐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상상 속에서만 보이는 왜곡된 잔상 말고
그냥 몸으로 가봐야 보이는 길이 있다
혼자서 꿈만꾸는 일상이 아니기를
모두와 함께 보내는 하루가 되기를
주말의 23시 26분의 지하철에는
비슷한 사람들이 오손도손 살고 있다
그리고 나도 그 틈에 끼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