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my Dearest(2021)
식물의 상처는 사람보다 더 쉽게 정리되고 가꾸어지곤 한다. 흉터는 ‘상처가 치유되고 남은 흔적’이기에, 그 자체로 잘 살아냈음을 방증한다. 가장 깊이 새겨진 삶의 역사이기도 하다. 식물의 상처, 잔뿌리, 마른 잎 또한 마찬가지다. 썩지 않고, 몸의 일부를 포기하면서라도 살아내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그래서 나의 반려들은 꾸며지기보다는 자유롭다.
함께하기로 한 우리는 서로에게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까. 혼자 간직해온 그림자는 어떤 모양일까. 그 그림자를 서로에게 드러내는 순간 나와 나의 반려는 ‘우리’가 될 수 있을까.
같아질 순 없으니 한없이 비슷하고 싶었다. 그래서 닮은꼴 그림자를 찾기로 했다. 바닥에 떨어진 마른 잎들을 집어 모아보았다. 그리고는 내 상처를 드러내 마른 잎 하나를 올렸다. 그림자의 모양을 맞추었다. 서로의 그림자가 얽혔다. 내 상처를 덮어주는 게 마치 위로처럼 느껴졌다. 떨어져 나간 딱지 같기도 했다. ‘우리’가 된 것 같았다.
마스크 자국 같다나
내겐 보이지 않아
너무 가까워서 자꾸 잊어요
저 아래 숨겨 뒀는데
다 드러나 버렸어요
흙 밖으로 뿌리를 내듯
·점·점· 우둘투둘
햇볕 때문일까
좋다가도 벅차면 피하기로 해요
흙바닥에 엎어져도
쭈글쭈글 말라가도
훌훌 털어내고 자라온 우리
동물도 키워요
우리처럼 느린 거북이
그리고 거북이 등껍질 같은 당신의 잎
천천히 물을 향해
제각각 말라가는 게 일렁이는 물결 같아
하나를 집어 내게 올려요
하나를 더해
같아지진 못하니 비슷하고 싶어
우린 닮은꼴 그림자를 가졌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