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링크드인을 보면 대놓고 LLM이 쓴 것 같은 홍보글이 많이 보인다. 사람들도 이제는 LLM이 썼다는 걸 전혀 숨기지 않는다.
누가 봐도 인공지능이 썼다는 걸 알 수 있는
✅ 체크마크
라던가
� 과녁
같은 이모지들을 잔뜩 붙인 글을 그대로 복붙한다. 초기에 그 이모지들을 링크드인에서 봤을 때 저 사람 뭐하는거지 싶었다. 아니 저렇게 대놓고?
요즘엔 LLM 을 이용했다는 걸 숨기지 않는 추세인것 같다.
대세가 그렇다면 대세를 따라야지. 어차피 전달하려는 내용만 똑같다면 문장과 문법이 자연스러운 쪽이 훨씬 읽기 편하긴 하니까.
아무튼 그런 다양한 인공지능 도구들이 다채로운 방식으로 써준 글을 스크롤 내리며 읽다 보면 조금은 어지럽지만, 그래도 매일같이 들여다보게 되는 SNS가 링크드인인 것 같다.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으로 보게 되는 SNS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라면, 앉아서 랩탑을 켜면 열게 되는 SNS는 링크드인이랄까.
무언가 일도 하기 싫고, 공부는 더더욱 하기 싫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놀기엔 죄책감이 들 때, 그럴 때 링크드인을 열어보면 죄책감을 덜 수 있다. 물론 이게 그냥 또 하나의 마약 같은 SNS라는 걸 알면서도... 아니, 오히려 일하는 것 같은 착각을 줄 수 있어서 인스타나 유튜브보다 더 위험한 것 같기도 하다.
진짜 그냥 왜 링크드인을 구경하는 건 일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까. 진짜 전혀 아닌데 말이야.
링크드인은 남들의 성취를 아주 생생하게 보여준다. 링크드인의 목적 자체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을 자랑하라고 있는 소셜미디어니까 그럴 수 밖에 없긴 하다. 내 석사 때 동기였던 친구의 구글 딥마인드 이직기라던가 모르는 사람의 취업 성공기와 승진 소식, 불과 한달 전 나온 모델보다 accuracy나 latency나 1% 좋아진 LLM 모델 발표글이라던가. 그런 걸 읽다 보면 “나만 또 뒤처지고 있나”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그런데도 계속 들락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래도, 혹시라도 미래의 어떤 연결고리가 생길 수 있으니까.
나는 채용 제안 이메일을 내 사적인 이메일로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 오히려 회사 이메일로 간간이 받았던 것 같다. 하지만 링크드인에서는 꾸준히 리크루터나 hiring manager로부터 메시지가 온다. 시기에 따라 빈도가 다르긴 하지만, 아무리 요즘 취업 시장이 죽어 있어도 어딘가에 작은 공백이 생기면 연락 드문드문 온다. 그 공백에 수백 명이 지원하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기회는 기회니까. 0%보다는 1%가 낫긴 하니까.
컨퍼런스 초대 연락이라던가 스타트업 채용 제안 등등 조금씩 오는 기회에 마음이 맞는 것이 있을 수 있으니까.
결국 소셜미디어는 싫어도 끊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90퍼센트는 내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을지 몰라도, 그 나머지 10퍼센트가 내게 아주 작은 기회를 가져다줄 수도 있으니까.
인스타그램은 닫더라도, 링크드인은… 조금은 살려둬보는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