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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꿈이 없던 아이 실리콘밸리로

개발자 기록

by 개일

이 브런치북은 어쩌면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꿈도 없이 그저 좋은 점수 받는 게 목적이었던 평범한 아이가 어쩌다 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니 어렸을 때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실리콘밸리에서 머신러닝 엔지니어가 되어버리기까지의 이야기다.


고등학교 시절 캐나다로 이민을 가서, 당시 비싼 캐나다 환율에 $2.5 버스비도 비싸다고 생각해 가능한 한 걸어 다녔던 이야기. 수능은 보지 않았지만 한국 교육 시스템에 물들여진 습관 그대로 공부를 하고, 대학교를 가고, 대학원을 거쳐 실리콘밸리의 대기업 회사원이 되기까지의 이야기.


한국 교육시스템에 의하면 어느정도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여기까지 오기까지 겪었던 순간 하나하나. 꿈은 없었지만 그래도 앞으로 살 날이 더 많았기에 이리저리 방황했던 순간들, 푼돈 더 벌어보겠다고 인턴십 하는 중에 식당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가 너무 서러워서 끝나고 집 와서 소리 지르며 펑펑 울었던 순간들, 웃기게도 그 다음날 알바에서 잘린 순간들.


대학원생으로 끝나지 않고 조교 활동과 인턴십, 계약직까지 병행했던, 그때만큼은 그래도 인생 살면서 이제야 좀 고생한다라고 생각했던 순간들. 당시에는 순간 힘들어도 다음날 잊어버리고 다시 내 할 일을 했기에 인생이 힘들다고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돌아보면 꽤 치열하게 살았던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한다.


지금은 돌아볼 과거가 더 길어지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현실을 항상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고 현실적으로 볼 때가 드문드문 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과거의 나는 크게 고민 없이, 꿈 없이 단순하게 살았던 것이 어찌 보면 나를 여기까지 끌어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아직도 멀었고, 이 자리는 언제나 아슬아슬하지만 말이다.


어렸을 때 막연하게 “아침에 여유롭게 커피 들고 멋있게 차려입은 회사원이 될 거야~”라는 목적은 이루었으니, 이제 와서는 그게 인생의 목적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이 브런치북은, 캐나다로 떠났던 그때부터 지금 실리콘밸리까지,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어떤 순간들을 지나왔는지 정리해보려는 기록이다.


그리고 어쩌면
자신이 무엇이 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은 공감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다.
그냥 살다 보면 언젠가는 그래도 지금보다 더 괜찮은 인생을 살 수 있겠다는 아주 작은 위안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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