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기계발서를 읽는 이유

by Andre Baek

오랜만에 아내의 친구 커플과 저녁자리를 가졌습니다. 연초에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올해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연초 계획에서 빠질 수 없는 항목 중 하나가 바로 독서였지요.

그중에서도 자기계발서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 부분에서는 의견이 많이 갈렸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지만, 때로는 뻔한 이야기로 가득한 책을 읽는 게 시간 낭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자기계발서를 읽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대학생일 때까지만 해도 치열하게 사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던 것 같습니다. 경쟁에서 이겨 우수한 결과를 만드는 것이 타인에게 귀감이 되는 시대였지요.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선택을 반복하며 최대의 효용을 누리는 경영·경제학적 논리를 삶에 그대로 적용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치열하게 사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진 듯합니다. 너무 열심히 살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만들어졌지요. 이제는 모두가 같은 가치를 추구하며 경쟁하기보다는 각자가 규정하는 행복의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이 어쩌면 남루하고 진부한 행위로 보여질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자기계발서를 읽으려고 합니다.




공자는 40대를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인 불혹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많이 흔들립니다.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내려야 하는 중대한, 때로는 사소한 결정들 앞에서 아직도 갈팡질팡할 때가 많습니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 40”을 부러워하시는 어르신들의 마음도 우리 청춘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분들도 여전히 많이 흔들리시겠지요. 어쩌면 인간의 마음은 죽기 전까지 온갖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자기계발서를 읽는다는 것은 한없이 흔들리는 인간의 망각과, 주변의 유혹 때문에 흔들리는 자신을 일시적으로나마 바로잡는 행위입니다. 책 속의 내용이 뻔한 이야기임을 알면서도, 망각과 유혹으로 인해 나 자신이 노선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잡아주는 보조바퀴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연초에 계획했던 것이 그 무엇이든 계획한대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세월이 가는 모습을 본 사람도,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본 사람도 없지만, 세월은 흐르고 나무는 자랍니다.
나에게 주어진 한평생의 시간을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게 보낸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삶이 아닐까요? 새해 계획이 자격증 획득이든, 사업의 성공이든, 가족과의 좋은 추억이든, 건강의 회복이든,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2025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지치고 흔들릴 때가 있겠지만, 그럴 때 나를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자기계발서를 가끔 읽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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