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ndre Baek Jun 13. 2020
상파울루 시의 도로는 얽히고설킨 수세미와 같다. 브라질 이외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다른 남미 국가들의 상대적으로 잘 정돈된 도시들과 비교해 보면 정말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군대, 정치 시스템 등을 체계화하며 식민지 건설에 공을 들였던 스페인과 달리 단기적 부를 이룩하기 위해 브라질을 착취하기 바빴던 포르투갈의 영향 때문인지 상파울루에서 몇 년을 운전해도 내비게이션 없이 운전하는 건 매우 어렵다. 그런 상파울루 전경이 궁금해 해외 출장 후 돌아오는 길 야경 사진을 찍어봤다.
Garota de Ipanema(Girl From Ipanema)라는 명곡을 남긴 브라질의 작곡가 Tom Jobim은 “브라질은 초보자를 위한 나라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누구나 한 번 정도 들어왔을 법한 ‘Brazil Cost’는 브라질에서 사업을 운영할 때 브라질 특유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사업체가 지불하게 되는 운영비용(Operational Cost)을 뜻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브라질 전역에 걸쳐 사업을 운영하려면 약 3,000개의 세무 규정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 브라질 사람들의 친절함, 브라질의 풍요로운 자연환경의 매력에 취하곤 하지만 내 돈 들어가는 사업을 하다 보면 이러한 아름다운 마음은 금방 사라지기 십상이다.
한국에서 같은 물건을 보내도 가끔은 세관에 걸려 고액의 세금을 물어야 하고, 가끔은 아무 일 없이 그냥 통과된다. 물건을 보내면 세관에 걸리냐고 문의하는 한국의 지인에게 명확한 답변을 할 수 없다. 브라질은 정말 ‘복불복’이라는 말로 잘 표현되며 어지럽게 꼬인 수세미와 같다. 도대체 브라질은 왜 이렇게 복잡하고 어지럽고 정돈되지 않은 것일까?
‘Brasil Cria dificuldade para vender facilidade’.라는 말이 있다. 영어로 해석하자면 ‘Brazil creates difficulties to sell facilities.’ 즉, 브라질은 수월함을 ‘판매’ 하기 위해 일부러 어려움을 만든다는 말이다. 이 얽히고설킨, 어지러운 수세미가 낙천성, 야무지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의도하지 않게 생긴 수세미가 아닌 누군가가 목적을 가지고 정교하고 꼼꼼하게 만들어 놓은 수세미라는 뜻이다.
브라질의 경제 중심지 상파울루 주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시작된 사회적 격리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6월 1일부로 상점, 쇼핑센터의 경제활동 재개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정부는 6월 1일부로 경제활동을 재개하지만 6월 1일부터 영업장 문을 열라는 말은 아니란다.
시정부가 지침을 줄 예정이니 그에 맞게 각 협회가 코로나 19 방지대책을 포함한 운영(안)을 만들어 시청에 제출하면 시청이 그 안을 승인하고 이후 브라질 위생 감시국의 추가 승인을 얻으면 최종적으로 영업 재개 허가를 해주겠다고 한다. 가게 문 여는데 참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후 SNS를 통해 정부의 혼란스러운 지침을 풍자하는 아래와 같은 글이 한동안 떠돌았다.
"Segunda Feira começa a reabertura mas não reabre nada! O governo dirá como será, mas o comeécio tem que dizer como será primeiro de depois que o comercio disser como será o governo vai dizer que não será!"
“월요일에 상점, 쇼핑센터의 경제활동 재개가 시작될 것이지만 재개가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지침을 줄 것이지만 사업자들이 먼저 지침을 정부에 전달해야 하며, 사업자들이 지침을 전달하면 정부는 경제활동 재개를 못한다고 할 것이다.”
사업자들에게 지침을 주지 않고 되레 사업자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지침을 만들어서 내놓으면 여러 과정을 거쳐 승인해주겠다는 정부를 조롱한 것이다.
현재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 Wilson Witzel에 대한 연방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주(Rio de Janeiro)에 코로나 19 대응을 위한 의료장비 계약 체결에 있어 부패 혐의가 적용됐다. 중환자에게 공급될 호흡기 300개를 주정부가 구매하는데 계약 체결한 공급자가 해외에 거주하는 19살의 학생이며 심지어 납기일이 지나도록 제품이 도착하지 않았다.
브라질의 북부 빠라(Para) 주지사 Helder Barbalho 또한 연방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환자에게 공급될 호흡기를 구매 관련 비리다. 브라질의 북부 아마조나스(Amazonas) 주의 주도 마나우스 시도 코로나 19 품목 관련 비리 혐의로 연방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최근 많은 주지사들과 마찰이 있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현재 상황을 즐기듯 “앞으로 더 많은 주지사들이 도마 위에 올라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브라질 우라질”,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 브라질 현지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소리다. 유럽과 아프리카가 공존하는 나라, 감성적이면서도 이성적인 나라, 많은 것이 상반되고 어지러운 브라질의 곳곳에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수많은 수세미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