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 높은 구두를 신자 센서등이 눈을 번뜩인다
기하학적으로 얽힌 타일의 줄눈들이 일제히 입을 벌리고
나를 문밖으로 미끄러뜨리기 위한
매끄러운 배수로가 완성된다
손잡이를 쥐는 순간
머리 위에서 흔들리던 뾰족한 펜던트 조명이
정수리를 뚫고 들어와 두개골 안쪽을 긁어먹기 시작한다
빛의 파편들이 하얗게 타들어 가는 망막을 전시할 때
나는 부드러운 타일 위에서
아주 정교하게 뼈와 살이 분리된다
덜컥, 문이 열리면
쏟아지는 눈부신 빛의 도마 위로
가장 신선한 핏물이 되어 기꺼이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