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운영해본 결과, 나랑은 안맞아..

예술가 에세이

by 김가인 오로시

모두들 말한다.

“카페 한다니 멋지다.”

“진짜 부럽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켠이 조금 이상했다.

왜 다들 부러워할까.


나는 지금 멋진 게 아니라,

버티고 있을 뿐인데.


아마도 ‘카페 주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상적인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나만의 공간, 향기로운 커피, 여유로운 주인장의 모습.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향긋하지 않았다.




자유를 잃은 순간



나는 프리랜서 사업자였다.


원하는 시간에 일하고,

미팅이 있으면 카페에 나가고,

하고 싶은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시간이 곧 나의 자산이었고,

자유가 삶의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사무실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공간을 찾다가

반쯤은 카페처럼 꾸며버렸다.


그리고 그렇게 ‘사무실 겸 카페’를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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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설렜다.


내 루틴이 생기겠지,

규칙적인 생활이 도움이 되겠지,

비수기엔 또 다른 수입원도 되겠지—

그렇게 합리적인 이유를 만들어가며 스스로를 설득했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나에게

출퇴근이 생겨버린 것이다.


자유롭게 일하던 프리랜서의 하루에,

갑자기 ‘문 여는 시간’과

‘닫는 시간’이라는 제약이 생겼다.


그제야 알았다.


나는 루틴이 아니라

자유를 원했던 사람이란 걸.





카페의 낭만과 현실 사이



물론 좋은 점도 있다.


내 공간이 생겼고,

늘 마시고 싶은 커피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


미팅장소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공간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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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모든 장점 위에,

항상 불편함이 쌓였다.


손님이 없으면 ‘왜 없을까’ 하는 불안이 밀려오고,

손님이 많으면 ‘언제 치워야 하지’ 하는 피로가 찾아온다.


없으면 불편하고, 있으면 또 불편하다.



결국 나는 늘 긴장 속에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닫는 일’이었다


가끔 외출이나 미팅이 생기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한다.


그때마다 찾아주던 손님들에게 죄송했다.


‘오늘도 문이 닫혔네?’

‘운영은 계속 하나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쿡쿡 아팠다.


사람들은 호기심과 애정으로 물어보지만,

여러 번 듣고 나면 그 말들이

‘책임감의 압박’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때부터 조금씩 지쳐갔다.





내 공간이었지만, 내 것이 아니었다


내가 만든 카페는

분명 ‘내 공간’이었지만,

어느 순간 그곳은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문을 여는 시간부터 닫는 시간까지,

내 하루는 카페에 맞춰 돌아갔다.


나는 주인이 아니라,

공간의 관리인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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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카페를 내놓을 때,

마음이 참 힘들었다.


마치 내 몸의 일부를 떼어내는 기분이었다.

그동안의 시간과 정성,

기억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몇 달이 지나니

이제는 담담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이 혹을 떼어내고 싶다는 생각뿐이다.ㅜㅜ




다음엔, 공방이닷


나는 다시 깨달았다.


나는 공간보다 유연한 시간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그래서 다음에는 카페가 아닌,

공방을 열 것이다.


사람이 아닌 ‘작업’ 중심의 공간,

누가 오지 않아도 괜찮고,

나 혼자 몰두할 수 있는 곳.


그게 나에게 맞다.


카페는 로망이 될 수 있지만,

나에게는 현실이 너무 무거웠다.


그 무게가 나를 성장시켰지만,

이제는 내려놓아야 할 시기다.




오늘의 결론


카페는 좋은 공간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맞는 공간은 아니다.


특히 나처럼 자유와 몰입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구속이 된다.



이제 나는 안다.


로망이 현실이 되는 순간,

그건 더 이상 로망이 아니라 ‘업무’가 된다는 것을.


그러니 다음에 누군가가 나에게

“또 카페 할 거예요?”라고 물으면

나는 웃으며 대답할 것이다.



“아니요, 이제 제 커피는 제 공방에서 마시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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