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니 Jan 21. 2021

그래서 뭘 샀냐고요?

무옵션 아파트, 1인 가구 독립 비용

무옵션 아파트로 독립하면 얼마나 들까? 검색을 해봐도 딱히 얼마쯤 든다는 힌트를 얻기 힘들었다. 유튜브에는 대부분 풀옵션 복층으로 독립한 친구들이 많았다. 아파트로 독립한 주변 자취 선배들도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제각각이었다. 기준이 없으니 어느 정도가 적당한 가격인지, 어느 정도가 적당한 크기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샀던 것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가전(약 170만 원)


1. 냉장고 55만 원

S사/ 상냉장 하냉동/ 전체 용량 306L(냉장 216L, 냉동 90L)

키가 170cm 밖에 안 하는 작은 냉장고. 냉동실은 선반 1개, 서랍 1개로 매우 좁은 편. 대체로 일주일치 장만 봐놓고 있는 재료들은 그때그때 소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 한 번도 냉장고가 작다 느껴 본 적이 없다. 자취 선배들은 냉동실이 아쉬울 것이라 했지만 냉동실도 꽉 차본 적이 없음. 부지런하게 냉장고를 털어먹는다면 1인 냉장고로 알맞음. 냉동식품을 쟁여놓는 스타일이라면 비추!


2. 세탁기 57만 원

L사/ 드럼세탁기/ 건조 겸용/ 용량 9kg(건조 4.5kg)

작고 귀여운 세탁기. 1인 세탁은 용도나 색깔별로 구분해 일주일에 한두 번씩만 돌려도 부족하지 않은 용량. 건조는 수건만. 홑겹 매트리스 커버나 이불 커버까지는 세탁 가능, 얇은 누빔 이불은 탈수가 잘 되지 않음. 차렵이불, 거실 러그 등 큰 세탁물은 세탁소에 맡겨야 할 것 같다.


3. 인덕션 26만 원

S사/ 2구/ 무타공, 이동 가능한 작은 사이즈

하얗고 예쁜 인덕션. 빨리 끓어서 좋음. 타이머 기능은 의외로 안 씀. 매일 요리해먹지만 2구라 아쉬웠던 적은 거의 없음. 보조로 가스버너 1개도 사용 중. 하얀색이라 예쁜데 음식이 눌어붙으면 얼룩이 지고 며칠간 없어지지 않음.


4. 전기밥솥 56,000원

*쿠/ 3인용/ 일반 밥솥

생각보다 압력밥솥이 비싸서 일반 밥솥으로 구입. 하얗고 작고 저렴. 디자인은 마음에 들지만 일반 밥솥이라 찰기가 없는 편. 아쉬운 대로 쓸 만 함.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 한 번 가득해서 냉동하면 여섯 끼니쯤 먹을 수 있음.


이 외에 구입한 가전 : 핸드블랜더(4만 원), 드라이기(4만 원), 커피머신(19만 원)

포기한 가전 : 전자레인지(없어도 일단 살만 함.), 로봇청소기(기존에 쓰던 무선청소기 있음. 돈 없으면 몸을 움직이자.)



가구(배송비 포함 약 115만 원)


1. 슈퍼싱글 매트리스 37만 원 + 매트리스 깔판 55,000원

메모리폼 매트리스. 가격 대비 매우 만족. 2개월 사용 중인데 아직 꺼짐 없음. 적당히 탄탄해서 바닥 생활하던 나에게는 딱 맞음. 친구 2명이 이 침대에서 자고 갔는데 둘 다 매트리스 좋다고 했음. 깔판은 너무 엉성한 것 말고 널찍한 판으로 짜여 있는 제품 선택.


2. 식탁 20만 원(+배송비 추가)

6인 식탁(폭 1800mm). 밥도 먹고 노트북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공부도 하는 용도라서 큰 식탁 구입. 혼자 쓰기에는 엄청 큼. 손님 왔을 때 좁지 않아 좋음.


3. 거실장 11만 원(+배송비 추가)

폭 1200mm. 아직 본가에서 물건을 다 가져오지 않아 매우 여유로움. 안에 선반으로 상하 반 나뉘어 있는데 영어교재 등 조금 큰 책을 세워 놓기에는 조금 낮음.


4. 주방 수납 조리대 55,000원(+배송비 추가)+트롤리 선반 6만 원(+배송비 추가)

주방이 너무 좁아 요리하기 힘들고 싱크대 상부장이 너무 높아 아래쪽에 수납하기 위해 구입한 가구들. 밥솥은 수납 조리대에 들어갔고 커피머신은 트롤리 선반 위에 올려놓았다. 사이즈와 가격 모두 만족.


5. 의자 4개, 스탭 스툴, 협탁 2개 총 24만 원

접이 의자 2개, 거실 협탁(인터넷공유기용)은 *케아에서 구입, 나머지는 인터넷. 침실 협탁은 1칸짜리 매거진 랙 5만 원대. 식탁 의자 1개는 원목 의자로 거의 8만 원에 가깝다.



침구, 커튼(약 31만 원)


1. 침구세트 9만 원 + 추가 이불 5만 원

세트 구성 : 매트리스 커버(슈퍼싱글), 이불솜(슈퍼싱글), 이불 커버(슈퍼싱글), 베개솜 3개, 베개커버 3장

자고 간 친구들이 호텔 이불 같다고 함. 가격 대비 매우 만족. 이후 친구들이 자고 갔을 때를 대비해 차렵이불을 구입하면서 새로운 컬러의 매트리스 커버와 베개 커버도 추가 구입.


2. 커튼 총 17만 원

안방, 거실이 모두 베란다 창이라서 생각보다 커튼 값이 많이 나갔음. 그래서 이중 커튼 포기. 안방은 암막커튼, 거실은 광목천 커튼. 커튼레일 등 부속들도 구입했다. 옷방 겸 창고로 쓰는 작은 방 창문에는 붙이는 부직포 블라인드 설치.




그 밖에 조명 몇 개와 거울 13만 원, 생활용품 30만 원(청소도구, 멀티탭, 정리함과 빨래 바구니, 선 정리 몰딩, 온습도계, 조리도구 정리 용품 등등), 화초와 화분 8만 원, 그릇과 식기와 조리도구와 냄비 등 40만 원, 집 보수 비용 10만 원(하수구 트랩, 우수관 트랩, 스마트락, 현관 걸쇠 등), 거실 러그와 냉장고 가리개 천 등 패브릭제품 10만 원. 여기에 계산하지 못한 것들도 있다.


원한다면 더 줄일 수도 있다. 대기업 가전 대신 중소기업 가전을 선택한다면 20~40만 원 정도 절약되었을 것이다. 인덕션 대신 가스레인지를 산다면 10만 원쯤 절약된다. 식탁을 작은 것으로 선택했다면 10만 원 정도 절약되었을지 모른다. 거실장 대신 저렴한 나무 선반을 구입할 수도 있다. 손님을 초대할 생각이 아니라면 예쁘고 좋은 그릇에 욕심이 나지 않았을 테고 식기도 많이 필요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절약하고 줄였다면 많게는 100만 원 정도 덜 들었을 것 같다. 절약했어도 350만 원은 들었을 것이다.


어쨌든 나의 초기 비용은 이렇다. 21평, 무옵션 아파트, 큰 가전 가구부터 아주 자잘한 집기까지 450만 원. 붙박이장이 있고 쓰던 행거와 서랍장, 청소기를 가지고 왔다는 것을 참고해달라. 그리고 앞으로 에어컨도 구매할 예정이다.


쓰는 것들 모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산 것들이라 매우 만족하며 쓰고 있지만 나름 아꼈는데도 카드 할부가 조금 부담스럽다. 독립을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다. 첫 독립에 자본이 많지 않다면 이왕이면 풀옵션으로 들어가길 권하는 바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식물을 키우기로 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