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이직이 앞으로 유리한 인생을 만들지도 모른다. 제선택은요?
작년 12월 이직을 하고 오늘로 딱 6개월째 괜찮은 회사에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남겨보는 이직기.
사실 이직 경험이 남들에 비해 꽤나 많은 편이라 이런저런 좋은일 드러운일을 모두 겪어본 1인, 이름하여 나름의 이직왕 타이틀을 갖고 있다. 회사의 가치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벤쳐 사업계에 뛰어든지 6년 정도, 이제야 안정적인(?) 벤쳐(?) - 얼마나 아이러니한 ....- 회사에 안착 했다.
이직을 준비하고 결과까지 통보 받은 시간은 11월 초 부터 11월 말에 이르는 약 3주간의 시간, 기존의 직장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 정확히는 흡수된다는 통보를 받게 되었다 ) 판에 빠르게 이직을 준비 했다. 준비라고 해도 떠밀리듯 시작된 분위기 였고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는 시장에서 반응은 있는 경력마케터 라는 사실에 안심을 했다.
지긋지긋한 스타트업 시장을 벗어나볼까 고민도 했지만 공채를 준비하기엔 너무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래서 준비한 시간동안 이런저런 준비로 서류를 낸곳이 24곳. 사실 잦은 경력 이직 ( 자의든 타의든 ) 으로 인해 서류전형이 내게는 가장 큰 산이다. (이직의 이유등을 설명할 수 있는 공간은 없다고 볼수 있으므로)
헤드헌터 : 7 ( 공유오피스, 교육,기타 O2O 업체들 다수)
스타트업 : 10 ( 핀테크, 소셜 (데이팅) , 여행 업계 다수)
중견기업 : 5 ( 퍼포먼스/컨텐츠마케터 , 스타트업경력 요구 다수)
대기업 : 2 (신사업팀, O2O 사업)
이 가운데 서류를 통과한 곳은 18곳으로 그러려니 하는 수준으로 통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류탈락이 이뤄진곳은 신규 스타트업이나 업력이 짧은 스타트업들이었고 비교적 채용조건이 좋지 않은 회사들이었다. 어쩌면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이 과정에서 내 실수도 잦았는데, 너무 급하게 이력서를 수정 했던 터라 초기 이력서를 보낸 회사 일부에는 최신화 되지 않은 정보가 그대로 나가게 되었다. 사실 이마저도 몰랐을수 있었는데 면접 자리에서 지적을 받게 된것. ( 꽤나 긍정적인 회사였고 괜찮은 분위기의 면접이었다. 사실 결과는 전달이 되지 않았지만 조금은 정신을 차릴수 있었던 면접 기회 였다.)
헤드헌터 : 5 ( 공유오피스, 교육,기타 O2O 업체들 다수)
스타트업 : 7 ( 핀테크, 소셜 (데이팅) , 여행 업계 다수)
중견기업 : 4 ( 퍼포먼스/컨텐츠마케터 , 스타트업경력 요구 다수)
대기업 : 1 (O2O 사업)
실제로 서류를 통과 했지만, 면접일정이 겹치거나 입사 과제들이 과할 경우에는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
과제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일부 회사는 CMO , CEO가 머리 맞대고 일주일은 회의실에 있어야할 전략과 과제를 입사 과제로 내는 회사도 있었고, 단순히 아이템을 캐내려는 회사들도 있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이정도의 과제라면 이쪽에서 사양한다.
앞서의 큰산 서류전형을 넘었다면, 면접은 오히려 유리한쪽으로 흘러간다. 잦은 이직으로도 면접을 본다는 것은 1) 내 능력이 탐나거나 , 2) 포지션의 채용이 긴급한 경우 일 수 있으므로 조금 편한 마음으로 면접을 준비할수 있다. 신입의 면접과는 다르게 더이상 쫄아 있지 않은 상태로 면접을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단점들을 보게 된다. 과거라면 그냥 넘어갔을 부분들, 여기서 상당한 수준의 회사들을 거를수 있게 된다. 이직을 자주 했던 입장에서 면접은 내가 이 회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제대로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기다.
- 인사담당자의 사전 응대
- 면접장에서 느낄수 있는 회사 분위기
- 면접관의 수준
을 통해 이 회사의 관상 비슷한 것을 볼수 있게 되었다.
면접을 자주 보게 되니 인상깊었던 사례도 많았는데, 담당자가 일정을 잊어먹어 로비에서 30분간 기다렸던 일이나, 심지어 이 담당자는 외부업무로 통화도 안되어서. 홈페이지 전화 번호를 찾아 겨우겨우 면접을 봤던 일도
있었다.
또 면접 자리에서 채용 포지션을 변경한 사례도 있었는데, ~ 마케팅에 지원 했는데 전혀 다른 부분의 업무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된 케이스도 있었다.
불합격 통보를 한 후 2일뒤에 재 합격 통보를 한 사례도 있었다. 나 말고 다른 지원자가 2일 사이에 마음을 바꾼 모양이다. 이건 드러워서 갈 수가 없지.
그리고 최종 합격을 하게 된 회사 8군데 가운데서는 고민할 것도 없이 지금의 회사로 오게 되었다. 다른 회사들의 면접일정 대기 건도 있었지만 기존의 회사 인수인계 및 급 여행으로 인해 응할수 없었던 부분도 있었다.
이런저런 회사들의 면접을 보고 난뒤 합격 통보를 몇군데서 받게 되었다. 그 가운데서 지금의 회사를 선택한것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1) 분위기가 좋았던 면접 시간 , 약 1시간 30분에 걸친 면접 - 보통의 면접이 이렇게 길어질리가 없지만 - 에서 지금의 회사는 나를, 나는 지금의 회사를 어느정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사람들이랑 일을 하면 재밌게 일을 할 수 있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
2) 앞서 언급했던 안정적인 (?) 사업구조를 가진 벤쳐 (?) 아이러니하게도 스타트업 업계에서 몇년째 다니면서 갈증을 느꼈던 부분은 역시나 안정이었다.
3) 어쩌면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빠른 반응이었다. ( 구직자 입장에서 피드백이 느리다면 불안하게 된다. 될대로 되라는 내 마인드로도 이 부분은 쉽게 넘어갈수 없는 부분이다. )집에 돌아가는길에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면접장에 들어온 이들의 만장일치로 함께 일하자는 대답. 구체적인 조건은 익일 결정하자는 짤막하지만 확신이 담긴 대답이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