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사진

사진을 시작하게 된 것은,

by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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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취미란' 에 쓰기 위해서 시작한 사진은 고등학교 학생 시절이었다.

구기종목을 끔찍하게 싫어했던 나에게 축구 동아리 보다는 사진 동아리는 대안 그 이상이었다.

물론 목적이 사진 그 자체는 아니었기에 오래가지 않았다.

흔하게 사진을 담게 되는 소풍에서도 , 운동회에서도 손에 카메라를 쥐었던 기억은 없다.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게된 것은 대학 시절이었다. 당시의 여자친구는 지금으로 치면 레트로한 감성이 짙게 베어있었다. 음악을 듣는 취향이 그랬었고, 책을 읽는 것도 그랬었다. 그 가운데 사진은 단연 그녀의 감성이 가장 묻어있는 취미였다.


적어도 내게 사진은

당시 그녀를 대하는 감정으로 다시 시작했다.

정말이지 좋아하는 감정으로 대해서 일까,

사진은 꽤 많은 시간 '우리' 를 함께 하게 해주었다.

함께 여행했던 기억들이 '사진' 으로 남게 되었고,

여행을 못했던 시기에는 그 사진들이 '여행'을 다시 하게 해주었다.

그렇게 사랑이, 사람이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들 까지

사진은 기록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시절 가장 많은 다툼을 일으킨 이유도 '사진' 이었다.

당시 유행하는 미니홈피에서 커플 사진을 하지 않았다던가,

예쁘장한 후배와 찍은 사진이 그녀의 눈에 띄었다던가,

혹은 미쳐 숨기지 못했던 전 여자친구의 사진을 발견하게 되었던가.


그 뒤로도 몇번의 다툼끝에 어쩌면 그녀에게 다행스럽게도 이별을 하게 되었다.

이별뒤에 정작 그녀는 나만큼 사진을 담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사랑의 기간동안 사진에 대한 정이 떨어진건가? ( 나에 대한 감정처럼 )

혹은 그녀의 레트로한 취향이 어느순간 바뀌게 된 것인가?

알 길은 없지만, 꽤나 멋드러진 사진을 담아대던 그녀의 사진을 못보게 된것은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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