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시작하겠습니다.

부터 기억이 없다. 갑상선암 절제 수술

by 각오

지난밤부터 금식을 하며 수술시간을 기다렸다.

수술 예정시각은 점심즈음이었는데, 계속해서 밀려 오후 4시 정도에 수술실로 출발했다.

( 원래라면 수술 예정시각에 맞춰 진행 될텐데 예정에 없이 당겨진 수술이라 앞서의 수술일정에 맞춰 밀릴수 있다고 하셨다. ) 수술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공복이 지나치게 부담이 될 시점에 수술실에 도착했다.


원래 환자고 환자복도 입고 있지만, 아마 처음으로 환자라는 느낌을 받은 순간이었다. 입원실에서 수술실 베드를 통해 이동하는데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카메라 앵글처럼 형광등이 빠르게 지나갔다. 약간 어지럽기도 했고, 수술실에 도착해서 다시금 수술 베드로 옮겨지는데. 보기만 해도 불편한 수술대.


실제로 수술 자세 역시 고개를 한없이 뒤로 젖힌 상태로 수술하기에 잠깐 정신이 있을때 부터 불편했다.

심호흡을 몇번 하고 난 뒤에는 기억이 없다. 제목의 수술 시작하겠습니다? 이런 말은 들을새도 없었다.

"심호흡 하세요, 수술은 끝났고 현재는 회복실입니다"
"수술 잘 끝났습니다. 심호흡 하세요"


목의 통증이 느껴지기전까지만 해도 수술은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했다.

전신마취 이후 시간감각은 묘한 느낌이었다. 보통 갑상선암의 수술 시간은 1-2시간 정도 걸리는 수술인데 꽤 오랜 시간인 3시간 가량 걸렸다. 종양의 크기가 꽤나 컸으니까.


보통의 경우 점심즈음 수술이 끝나니 저녁부터 식사를 하는데, 내 경우엔 저녁에 수술이 끝나서 저녁을 먹기에 부담스럽긴 했다. 회진 역시 오늘은 힘들것으로 판단 되었고 일단은 푹 쉬는 것으로.


KakaoTalk_Photo_2022-02-04-15-54-35 006.jpeg 당황스러운수술환자

정신이 제대로 들기 시작한 것은 입원실 도착후 부터 약 30분 정도 시간이 지난뒤,

미리미리 예습을 해둬서 인지 심호흡은 하고 있었고, 간호사분도 연신 잠들면 안되고, 심호흡을 꾸준히 해야한다고 했다. 정말 잠이 쏟아지는데, 화장실을 다녀올때까지는 잘 수 없다고 한다. 전신 마취의 여파는 생각보다 오래가는데 여러 기관들에 무리가 있고 완전히 회복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심호흡을 꾸준히 하는것도 이 때문이다.


마취가 풀려도 생각보다 통증은 심하지 않았는데, 수액을 통해 진통제가 주사되고 있었고 지속적으로 경구 진통제가 효과가 있나보다. + 통증에 둔감한편이기도 하고. 하루 정도 지나면 사실상 통증은 없어졌다. (정말!)

걱정했던 통증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물을 마시기. 수술후 약 1주일 가량 물 마시는 것이 큰 스트레스였다. 사레 들리는 것 때문에 기침이 나오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없던 통증도 생겨날뻔 하고, 수술후 1주일이 지나서야 빨대 없이 물을 마실수 있게 되었다. (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물마시는 것이 제일 힘들었던 1인 )

물을 마시기 부담스러우니 자연스럽게 차가운 젤라또에 눈이 돌아가게 된다. 입원기간동안 하루 1-2회는 꼬박꼬박 방문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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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후통을 막아준 파스꾸지 젤라또


수술후 별다른 통증은 없었지만,

1) 칼슘 부족에 따른 1-2일간 팔 저림 : 간호사분들이 관리를 잘 해주셔서 이마저도 2일만에 회복,

2) 밤이면 오르는 열

a) 퇴원일이 다가오는데 밤마다 열이 올랐다. 처음 열이 올랐을때는 오한도 있었고, 체온은 38.8도 정도로 때아닌 코로나 검사, 새벽까지 격리 진행 -> 음성

b) 다음날도 열이 올라서 간호사분들이 새벽까지 계속 얼음팩 갈아주시고 고생하심, 염증 때문에 열이 오를지도 모른다고 혈액검사 추가 진행 -> 정상

3) 목소리 : 생각보다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원래 목소리가 큰 편이라 더 체감되긴 하지만 1주일이 지난 시점에서야 어느정도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여전히 쉰소리)

극적으로 퇴원 당일 열은 내렸고, 별 문제 없이 퇴원 할 수 있었다.

당초 입원일 보다 하루 더 입원했고, ( 집에서 혼자일때 열이 오른다면... 별일없어 다행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이 괜찮은 상태로 퇴원 했다.

KakaoTalk_Photo_2022-02-05-18-07-36 002.jpeg 한국 의료보험 너무 좋음

2인실로 입원해서 조금 더 나온 편이긴 하지만 중증환자 등록이후 병원비는 정말 체감될 정도.

이제는 1주일뒤 외래 진료까지 충분히 회복 하는 일이 남아있다. 물론 이후에도 치료나 검사는 지속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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