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잘 살고 있어요?

꿈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 꿈을 포기하지 않는 방법

by 하원

아주 오랜만에 글을 쓴다.


글다운 글.


매일 글을 쓰면서도 그 글들을 글을 쓰는 행위라고 느끼지 못한 이유는


아마도 의식적으로 쓰는 글이 아니라서.

하나의 주제로 써내려 가는 글이 아니라서.


고민했다.

브런치에 써야 하는 글은 무엇일까.

브런치다운 글은 무엇일까.

여기서 나는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 놔야 할까.


결국 정답이라 할만 한 답을 찾지 못한 채, 일단 쓰면서 길을 찾기로 했다.

여태껏 그래왔던 것처럼.


습작일 뿐이었던 글들도 잘만 발행해왔기 때문에,

똥글이라고 느껴지는 글일지라도

더 써내려가 보기로 했다.


전문적이거나, 깊게 관심을 갖고 읽을 만한 글은 하나도 없지만서도

그냥 사람 냄새 나는 글이라면,

누군가는 찾아 읽지 않겠나 하는 한량같은 생각을 품고.


오랫동안 죽어 있었다.


의식적으로 쓰지 않는 시간은

죽은 채 살아가는 때와 다를 바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죽어 있었다는 표현은 그리 과하지 않다는 게 나의 입장이다.


재밌는 점은, 쓰지 않는 동안

쓰기가 늘었다는 것이다.

짤막한 단어들로 이루어진 문장들이 간결하지만 명료해졌음을 체감한다.
의식하지 못하면서도 '써 왔던' 덕분일까.

영상을 만들지 않는 공백기, 또는 휴식기, 또는 파업기간, 또는 치기가 3주가 지났고.

나는 마음이 갑자기 급해졌고, 영상을 만들었다.

https://youtu.be/NBi5cK_U1I0



결과와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그냥 좀 더 나답고 싶어서 만든 영상이다.

앞으로는 내가 즐길 수 있는 영상만 만들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나를 버리진 않겠다는 의지와 독백이 담겼다.


이전만큼 패기와 독기, 불굴의 의지 같은 건 없다.

번아웃이 왔을 때, 맞서 싸우려 드는 마음이 사라진 걸 경험했다.

이제는 손님처럼 대한다.

불안도, 자기 의심도 마찬가지.


갈 때 되면 가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받아 들인다.

이제는 그러면서 편안해졌다.


전문가로 포지셔닝하기 보단,

미숙한 내가 성장해 가는 이야기들을

앞으로도 더 담아 보기로 했음을 담담히 고백한다.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치기, 패기, 오기, 허세, 위세, 기세 가득한 글들을

끄적이겠단 말을 이토록 길게 늘어 놓았다.


시간이 흐르며 내가 자라는 만큼,

글도 같이 자라나 보다.

(헛소리 줄이고 자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어쨌든, 더 진솔해지기로 한다.

잘 보이려 애쓰는 걸 관두고.

(그거 잘 못하는 사람이 왜 그랬대? 궁금해 죽겠네)


모든 사람한테 사랑받겠단 아집도 버리고.

(사실 그런 눈치 보고 그런 사람도 아니면서 왜 그랬대? 말해 봐봐 좀.)


미움 받더라도 나아가는 나답기로 한다.


쫄보면서 동시에 할 말은 하고야 마는,

(콩알만 한 간덩이를 가졌으면서, 대쪽같은 심성은 또 무슨 부조화람.)

그런 나를 잘 다독이면서 살아 보고자 한다.

그게 나의 글이 되겠지.


그니까 어떤 순간에도 잘 살고 있음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인지부조화가 자주 생기는 본인도

잘 만 살고 있다.


당신도, 분명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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