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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laxy Sep 18. 2023

B2B 제품 소개서 잘 쓰는 법

제품을 팔리게 만드는 제품 소개서를 쓰기 위한 세 가지 원칙

B2B 마케터가 하는 일 중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업무가 '제품 소개서 제작'일 것 같다.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3년차를 맞이하면서 1년차 때 작업했던 제품 소개서를 리뉴얼하며 느낀 점을 담아 B2B 제품 소개서 잘 쓰는 세 가지 원칙을 정리해 봤다.



1. '통해'는 안 통해요.
- '~을 통해' 같은 추상적인 표현은 줄이고 더 구체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B2B 콘텐츠에서 유난히 많이 보이는 표현, 바로 「~을 통해」다. ctrl+F을 눌러 '통해'를 검색해 보면 생각보다 많은 '통해'에 놀라곤 한다.


'통해'가 이렇게 많이 쓰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디에 붙여도 통하기 때문이다.

B2B 마케터 galaxy의 경험을 통해 작성된 이 글은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여러분께 전달됩니다. 댓글을 통해 활발한 소통 부탁 드립니다.

두 줄 정도의 문장에 '통해'를 세 번이나 사용했지만, 잦은 반복이 거슬릴 뿐 활용 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것이 최선일까?


아래는 '통해'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문장이다.

B2B 마케터 galaxy가 10년 간의 경험에서 발견한 노하우를 글에 담았습니다.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비정기적으로 여러분께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궁금한 점 등을 댓글로 달아주시면 최대한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온라인상에서나마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통해'의 원래 의미는 '무엇을 지나'라는 뜻이다. 윗 문장의 '브런치스토리를 통해'에서의 의미에 가깝다.


원래 문장의 '경험을 통해'와 '댓글을 통해'는 다른 표현으로 바꿔보았다. 가장 큰 변화는 두 줄 분량의 글이 세 줄이 되었다는 것이다. 문장의 개수도 2개에서 4개로 늘어났다. '통해'만 줄였을 뿐인데, 이런 변화가 일어난 이유는 바로.. '통해'라는 표현에 넣어 두었던 진짜 의미를 구체적으로 풀어쓰려고 했기 때문이다.


한 문장씩 뜯어보면,


'B2B 마케터 galaxy의 경험을 통해 작성된 이 글'에서의 '통해'는 '활용한다'의 의미에 가깝다.

'B2B 마케터 galaxy의 경험을 활용해 작성된 이 글'이라고 바꾸면 보다 구체적이어서 좋지만, 뭔가 빠진 느낌이 드는 이유는 활용의 목적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B2B 마케터 galaxy의 경험에서 골라낸 노하우를 전하기 위한 글' 정도면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방향성도 함께 담긴 표현이 된다.  


B2B 제품 소개 문구에 많이 쓰이는 표현 'OO 기술을 통해 만든 기능'도 'OO 기술을 활용해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기능'으로 바꾸면 동어 반복도 피하고 글을 통해 더 다채로운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


'댓글을 통해 활발한 소통'이라는 표현도 '통해'를 대체할 표현을 고민해 보면

'댓글창에서의 활발한 소통'정도로 바꿀 수 있다. 이왕 구체적으로 써 보기로 했으니 '활발한 소통'도 구체적으로 적어볼 수 있다. 내가 말하고자 했던 '활발한 소통'이란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추가로 궁금한 점을 질문해 주시면 나도 다른 B2B 마케터 분들의 생각에 대해 배우고, 댓글로 나름의 해답을 전해드리는 과정에서 또 한 번 공부가 되고, 그 이후에 이 글을 읽으러 오셨던 다른 분들이 본문의 댓글을 보며 더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그런 과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내 머릿속에는 이 많은 장면이 그려지지만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활발한 소통'이라는 표현에서 동일한 그림이 그쳐지길 바라는 것은 행운을 기대하는 것에 가깝다. 마케터라면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미덕.


'통해'라는 표현보다 더 구체적으로 쓰자는 말은 고객이 이 글을 읽었을 때 제품의 기능과 활용법이 머릿속에 그려지도록 쓰자는 이야기이다.




2. 구매 후에 읽는 제품 설명서가 아닌 돈을 써서 사게 만드는 제품 소개서를 쓰는 법

- 당연한 얘기 같고, 작위적인 것 같아도 고객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장점을 꼭 함께 쓰기를 추천합니다.


〈 설명 〉어떤 일이나 대상의 내용을 상대편이 잘 알 수 있도록 밝혀 말함
〈 소개 〉둘 사이에서 양편의 일이 진행되게 주선함


사전적 의미만 봐도 설명보다는 소개에 좀 더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 그림이 그려진다. 나는 소개의 정의 중 '주선'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주선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소개팅 주선을 많이 해 본 것은 아니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연인을 만나고 싶은 의지가 있는 사람들에게 하는 주선도 쉽지 않은데, 돈을 쓰는 구매 행위를 하게 만드는 것은 소개팅 주선보다 더 어렵고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설명하듯 드라이하게 해서는 절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설명에는 지식의 상하 관계가 있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소개에는 상하 관계가 없고 그런 게 있다면 누군가 불쾌감을 느낀다. 한 명의 주선자와 두 명의 소개팅 참가자는 모두 동등한 높이에 서 있다. 제품과 고객 사이에서 구매를 주선하려는 B2B 마케터도 동일하다.  


고객 입장에서 이게 없을 때의 불편함이 머릿속으로 그려지도록, 그래서 이게 얼마나 편리한지 느껴지도록, 이게 없을 때의 불편함을 피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나도록, 제품 소개서를 쓸 때 최대한 이렇게 쓰려고 노력한다.


그려지고, 느껴지고, 욕구가 일어난다는 둥 되게 감정적인 영역처럼 썼지만 건조한 표현만 사용하는 B2B 제품 소개서에서도 당연히 이런 활동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 모든 직장인들이 책상에 앉아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일하지만 하루에도 열두 번 이상 일 때문에 화가 나고 고민하고 그래서 담배도 뻑뻑 치우고 들어와서 다시 한숨 쉬는 것, 모두 스트레스가 감정을 움직이기 때문 아닌가.


그러니까 B2B 제품소개서는 이 제품이 얼마나 편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면 된다. 마케터가 보기에는 작위적이라고 느껴질지라도 이 기능이 좋은 점을 하나라도 찾아서, 그 좋은 점이 고객의 머릿속에 그려지고 마음에 와닿게 쓰면 된다.


기능이 모듈 단위로 쪼개져 있다고 치자. 이것의 장점은 원하는 기능만 선택해서 적용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여기까지만 쓰면 안 된다. 고객 입장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고객 입장에서는 도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도입 기간도 줄일 수 있다. B2B 제품의 고객은 모두 기업이라는 조직에 속한 회사원이다. 직장인에게 기업이 써야 할 비용을 줄이는 것은 항상 제1의 덕목이며, 시간 역시 돈과 같다.


나는 제품소개서를 쓸 때 고객이 자신의 상사에게 우리 솔루션에 대해 보고하는 장면을 상상한다. 내가 쓰는 제품소개서의 문구가 설명하는 글이 아니라 주선에 활용할 수 있을 법한 글로 채워지도록 쓰고, 퇴고하는 편이다. 좋은 B2B 마케터는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많이 팔 수 있는 문장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3. 결국엔 일단은! 제품소개서를 들고 고객을 만나봐야 한다

- 다양한 상황 속에서 활용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이기에 우선 부딪혀 봐야 하는 것


제품소개서란 결국 제품 판매를 촉진하는 sales material이다. 결국 사람이 읽는 것이고, 그 사람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OO가 궁금해질 때쯤 OO에 대한 답변이 나오고, XX에 대한 의구심이 들 때쯤 XX에 대해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콘텐츠가 나와야 한다.


이런 흐름을 기가 막히게 보여준 사례가 요즘 온에어되고 있는 모 탈모약 TV 광고다. 광고 자체의 퀄리티와 별개로, 이 광고를 볼 때마다 예비 고객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는 흐름 같아서 감탄을 하곤 한다. 언제나 그렇듯 예시로 드는 타사 사례와 저는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 ㅎㅎ

동국제약의 탈모약 '판시딜' TV 광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언제쯤 OO가 궁금해지고, 언제쯤 XX에 대한 의구심이 들지에 대한 예상 시나리오가 탄탄할수록 좋은 답변을 제품소개서 안에 넣을 수 있다. 그런데 예상 시나리오란 경험에서 나온다.

고객이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을 갖고 있는지

고객은 어떤 기대와 걱정을 갖고 있는지

고객은 어떤 정보를 얻고 싶어 하는지

이런 것들은 직접 고객을 만나보고, 제품소개서를 보여주며 대화를 나눠봐야 알 수 있다.


예전에 다녔던 회사에서 만났던 고객들은 이런 이야기를 자주 했다. 제품소개서에 나오는 기능 설명을 실제 솔루션 내 화면과 매칭해서 보고 싶다는 것이다.

데모 시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솔루션 화면을 궁금해하시는 고객 분들을 위해 실제 화면과 기능 소개를 함께 볼 수 있는 제품소개서를 만들었다

래서 이렇게 직접적으로 해당 기능의 화면을 짚어서 보여주는 제품소개서를 만들었다. 상단에는 세일즈 담당자가 고객을 만나 제품소개서를 펼쳐 첫 미팅을 하는 순간을 시뮬레이션하며 말문을 틀 만한 화두를 질문 형태로 던졌다. 위에서 소개한 탈모약 광고처럼 이 질문이 고객과의 접점이 되기를 바라며.


그런데 이런 상황극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경험치가 있어야 한다. 뭐라도 만들어서 고객과 만나야 고객이 제품소개서에 뭘 원하는지 알 수 있다.


많은 B2B 마케터들이 갑작스럽게, 기존 콘텐츠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제품소개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 역시도 그랬고.


하지만 완벽한 제품소개서를 위해 고민하기보다 우선 만들어서 고객에게 들고나가보는 스몰 스타트가 중요한 거라는 화이팅을 전하고 싶다. 애자일하게 움직이는 것이 또 요즘 트렌드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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