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by 이길용

어머니는 밤을 잃었다

지겨운 사랑 타령이

어머니의 귀중한 밤을 앗아가 버렸다

어머니에겐 끈적한 밤의 냄새가 없다

내가 그토록 집요하게 요구했던

부드런 젖가슴도

이젠 쓸쓸한 무덤이 되었다

알 수 없는 설움이

나의 두 눈을 허공 속으로 밀친다

나는 말했다

자신의 밤을 빼앗기면서까지 사랑을 고집하는 건

위선이라고

허나

어머니의 투명한 시선은 내게

무언(無言)으로 웅변한다

그게 자신에겐 책임이라고...


“그건..... 거짓말....”


어머닌

스스로 빼앗긴 밤을

그렇게 얻으려 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건 또다시 자신의 밤을 빼앗는 것일 뿐

어머닌 스스로 속이고 있는 거다

밤이 오기 전

나의 기도가

어머니의 밤을 되찾길 빌어 본다

이제

나로 인해 잃어버렸던

그 수많은 밤의 기쁨을

정직함으로 회복하길

진심으로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