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아버지를 만나다

by 이길용

이 노래는 한 6년 전쯤 만든 것 같네요. 그때 어머니는 당신의 몸 상태를 아셨는지 하나둘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 어머니가 가장 신경 쓰던 것이 할머니의 이장이었습니다. 당시 스무 해 전에 할머니는 가까운 묘지에 묻히셨고, 아버지는 4년 전 수목장을 지냈습니다. 평소 사이가 좋았던 모자를 한 자리에 모셔야 한다는 어머니 생각은 일정하셨고, 어느 날 시간을 내어 할머니를 다시 화장하여 아버지 곁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다시 화장한 할머니를 품에 안으니 살아생전 보듬어 주신던 손길 같이 무척 따뜻했습니다. 다시 수목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운전대를 잡고, 할머니는 어머니 품에 안기게 되었습니다. 30여분 정도 도로를 달리며 어머니와 깊은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따뜻해진 할머니를 안고서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노랫말이 되었고, 그 사이 내달리고 있던 제 마음이 곡이 되었습니다.





할머니 아버지를 만나다


이길용 글, 곡


스무 해가 지난 뒤 다시 할머니를 만나서

4년 전 흙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찾는다


다시 따뜻해진 할머니를 가슴에 안고

아버지 찾아가는 길


왜 그리 시간은 더디 가는지

마음은 조급해지네


가는 길 동안에

어머니 내게 말씀하신다


"저렇게 흙으로 돌아갈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사랑해 줄 걸 그랬다."


"이렇게 빠른 생인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아껴 줄 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