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루룩 살펴본 일본의 밥
위의 사진은 얼마 전 도쿄 출장 때 하네다 공항 로비에서 만난 파나소닉의 전기밥솥 홍보관의 모습이다. 밥으로 할 수 있는 엔간한 요리들은 다 나와 있는 듯하다. 일단 무지하게 많은 종류의 요리들이 밥을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 비슷하다. 그러나 디테일로 들어가면 사정은 많이 달라진다.
일단 우리의 덮밥류는 사실은 비빔밥의 일종이라고 봐야 한다. 일단 나오는 상태는 밥 위에 얹어 나오지만 결국 먹기 전에 다 비벼놓고서야 식사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의 덮밥은 밥 위에 반찬을 얹어 놓은 개념이다. 밥과 밥 위의 재료들을 섞지 않고 들춰내어 밥부터 먹고 재료를 먹던가, 재료와 밥을 조심스레 젓가락으로 떠서 먹는다. 반면 일본엔 비빔밥은 없다는 것. 비빔밥을 먹으려면 한국식당을 찾아야 한다.
고기를 먹던가 이런 저런 요리를 먹은 후 마지막으로 식사를 하는 습관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하다. 한국은 된장찌개 혹은 냉면이나 국수가 대부분이다. 일본의 경우 훨씬 다양한 음식이 식사로 마련되어 있다. 된장국에 공깃밥은 기본, 따끈한 녹차에 밥을 후루룩 말아 먹는 오차즈케를 시작으로 주먹밥인 오니기리와 이걸 바삭하게 구운 야끼 오니기리, 혹은 이런 저런 튀김을 가운데 넣고 밥을 뭉친 무스비 종류, 생선 종류별로 얹은 이런 저런 덮밥류까지, 다양한 선택이 제공된다.
아무래도 우리보다 훨씬 먼저 서양의 문화를 접한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본의 식문화는 우리보다 훨씬 세분화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이런 저런 맛있는 것들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는 게 부럽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아무리 그래 봐야 우리 입맛엔 우리 비빔밥이 최고라는 게 위안이 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