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한 발의 탄소 발자국은?

우리가 몰랐던 전쟁이 가져오는 기후 재앙

by 기타치는 사진가

매일 아침 뉴스를 보며 가슴 한구석에 무거운 돌덩이가 날아와 가라앉는 느낌을 받는다. 이란을 중심으로 한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수많은 인명 피해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뛰어올라버린 기름값은 이런 불안을 현실로 끌어내고 있다.


우리는 흔히 전쟁을 정치적, 인도주의적 관점에서만 바라본다. 하지만 전쟁이 남기는 흉터는 인간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가 딛고 선 이 지구, 즉 환경에도 깊고 오래 남는다.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전쟁이 유발하는 막대한 '탄소 배출'이라는 또 다른 비극에 주목해야 한다.


오늘은 이번 갈등에서 사용되는 주요 무기들의 탄소 발자국을 알아보고,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내연기관 승용차와 비교했을 때 그 수치가 얼마나 압도적인지, 그리고 전쟁이 왜 탄소 배출 측면에서도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재앙인지 정리해보려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일회용품을 줄이고 조금은 덥게, 혹은 조금은 춥게 살아가고 있지만, 전쟁터에서는 단 한 번의 공격으로 그 수천, 수만 배에 달하는 탄소가 대기 중으로 뿜어진다. 이번 갈등에서 자주 거론되는 대표적인 무기의 예상 탄소 배출량을 분석해 보았다. 이는 무기의 생산, 연료 소비, 그리고 폭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을 추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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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미사일이다. 특히 극초음속 미사일처럼 고고도에서 추진제를 연소시키는 무기는 단순히 이산화탄소만 내뿜는 것이 아니다. 이때 발생하는 그을음과 질소산화물은 지상에서 배출되는 것보다 지구 온난화에 최대 500배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무기 그 자체의 배출량도 문제지만, 그 배출되는 '위치'가 지구에게 더욱 치명적이라는 뜻이다.


이 수치가 얼마나 막대한지, 우리가 매일 타는 내연기관 승용차와 비교해 보자. 승용차 1대가 연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미국 EPA 기준으로 약 4.6톤이다. 이는 평균적인 운전자가 1년 동안 약 18,500km를 주행했을 때 내뿜는 탄소의 양이다.


이제 이 수치를 앞에서 언급한 무기와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파타 미사일 1발 ≈ 내연기관 승용차 약 4~6대가 '1년 내내' 내뿜는 탄소량

MK84 폭탄 1발 ≈ 내연기관 승용차 1대가 '1년 동안' 내뿜는 탄소량

샤헤드 드론 10대 ≈ 내연기관 승용차 1대의 연간 배출량


하룻밤 사이 수백 발의 미사일과 드론이 오가는 공격이 일어난다고 상상해 보면 단순히 도시 하나를 파괴하는 것을 넘어, 수천 대의 자동차가 1년 내내 내뿜을 탄소를 단 몇 시간 만에 대기 중으로 쏟아붓는 것과 같다.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우리가 일상에서 기울이는 노력이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무너지는 순간이다.


무기 자체의 배출량은 전쟁이 지구에 가하는 기후 재앙의 서막에 불과하다. 더 끔찍한 것은 2차적인 피해와 미래의 비용이다. 최근 이란의 연료 보관소가 공격당했을 때 발생한 불기둥과 연기를 기억하시는지? 그 한 번의 화재로 인해 발생한 온실가스는 약 47,000톤으로 이란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1만 대가 1년 동안 내뿜을 양을 한순간에 방출한 것이다. 연료 저장고, 화학 공장, 발전소 등이 파괴될 때 발생하는 탄소와 독성 물질은 기후와 환경을 동시에 끔찍하게 망가뜨린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와도 지구는 여전히 고통을 받는다. 파괴된 건물, 도로, 인프라를 다시 짓기 위해서는 막대한 시멘트와 철강이 필요하다. 시멘트와 철강 생산은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산업 중 하나다. 가자지구 사례의 경우, 재건에만 무려 3,100만 톤 이상의 탄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웬만한 소국 한 나라의 연간 배출량보다 많은 수치다. 이번 이란 전쟁의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므로, 재건 과정에서 발생할 탄소는 지구에게 감당하기 힘든 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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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회용 컵을 줄이고, 전기차를 고민하며, 에어컨과 난방을 줄여가며 일상 속에서 지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작은 노력이 모여 지구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은 그 모든 노력을 단숨에, 그리고 무참히 짓밟는다.


우리가 전쟁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는 인도주의적 관점뿐만 아니라, 우리의 유일한 터전인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폭탄과 미사일 한 발에 담긴 탄소 발자국은 그 어떤 내연기관차보다, 그 어떤 공장보다도 파괴적이다. 전쟁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전쟁으로 인한 파괴가 멈추고, 그 자리를 재건의 고통이 아닌 진정한 평화가 채울 때, 비로소 우리의 기후 노력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기후 대책은 바로 '화해와 평화'라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하겠다.


지구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전쟁의 중단을 간절히 기원해 본다.




전쟁에서 사용되는 무기의 탄소 배출 문제는 국가 안보 등의 이유로 정확한 공식 통계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따라, 본 게시물에 인용된 주요 무기체계(파타 미사일, MK84 폭탄 등)의 탄소 발자국 수치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전 세계의 권위 있는 환경 연구 기관과 학술 논문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도출한 과학적 추정치입니다. 이 데이터는 이란 분쟁과 관련된 최신 정보(2026년 기준)를 반영하고 있으며,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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