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 더 익스트림, 아무리 뻥 이래도 그렇지... 스포 가득
쿠바 하바나의 멋스러운 해변에서 벌어지는 스트리트 레이싱으로 시작하지만 처음부터 '뭐 이래' 싶게 시작된다. 고물 중에서도 상고물 차에 급조된 과급기를 달아서 슈퍼카 수준으로 튜닝된 차를 따라잡는다는 건 뭐 영화니까 그렇다고 치더라도, 마지막 순간에 후진으로 역전이라니... 5-60년대 차는 후진 기어도 5단까지 있는 건가? 아무리 과장된 액션 영화라고 하더라도 정도가 있는 법인데, 이번 작품은 선을 넘어선 듯하다.
까는 김에, 러시아 외무장관이 핵미사일 발사 장치를 들고 해외 나들이를 다니실까? 은색 여행 가방 하나만 있으면 언제든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그리고 그거 하나 뺏자고 수 천 대의 차량을 해킹해서 좀비로 만들다니, 아무리 봐도 서로 다른 ECU 장비들인 듯한데 일사불란하게 통제가 되다니...
게다가 초강력 슈퍼파워 EMP 폭탄을 터뜨려서 기지 전체를 무력화시키는데 그걸 싣고 다니면서 조작하는 자동차는 멀쩡히 돌아다니는 걸 보면 기가 막힌다. 닷지 차저가 아무리 구형 모델이라고 하더라도 목탄이나 증기 자동차는 아니잖아.
애초에 많은 걸 기대한 건 아니었다. 멋진 자동차를 구경하는 재미로 극장을 찾아 간 건 맞다. 게다가 시리즈마다 중요한 역할을 했던 브라이언역의 폴 워커가 전편에서 사고로 사망한 이후 빈자리가 클 것으로 예상도 했었다.
영화는 브라이언의 자리는 비워 둔 채, 도미닉(빈 디젤)과 루크(드웨인 존슨)의 투 탑으로 전개된다. 결국 머쓸카와 머쓸맨들이 영화를 가득 채우게 되었고, 두뇌 싸움은 양념이 되어 버렸다. 머쓸카들의 오버스러운 질주와 머쓸맨들의 과잉 폭력, 그리고 억지로 끼워 맞춘 해킹과 로맨스. 초밥 열 개를 그릇에 담아 초장 넣고 비빈다고 회덮밥이 되는 건 아닐진대.
시리즈가 8편까지 이어져 왔고, 앞으로 세 편을 더 만들 계획이라고 작정을 했으면 좀 더 신중하게 시나리오를 써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과연 우리는 퓨리어스 시리즈에서 샤를리즈 테론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같이 영화를 보러 갔던 딸아이가 옆에서 자는 동안 졸지 않고 어깨를 대줄 수 있었던 건 사이퍼의 미모가 큰 몫을 했다.
한줄평 : 굳이 보시겠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단 팝콘은 필수 뭐라도 먹고 나와야 시간이 덜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