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브라운:하와이제주 in 월정/ 서프아트:하와이 in 월정
몇 해 전부터인가 하와이를 기반으로 한 작가의 한국 전시 소식이 들려왔다. 여러 작가가 참여하는 그룹전 형식은 아니고 특정한 작가 한두 명. 그것도 대부분 여름에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하와이 자연을 모티브로 한 작품은 여름에 가장 잘 어울리기 때문 아닐까 싶다.
한국 전시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있는 작가는 바로 헤더 브라운(Heather Brown)이다. 오아후 노스쇼어 지역에서 생활하며 하와이 자연을 정겹게 담아낸다. 헤더 브라운은 하와이를 여행하다 보면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작가 중 한 명이기다. 소품 숍이나 편집숍에 정말 많이 소개되는 작품이기 때문.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해 일본에서도 해마다 전시나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거로 안다. 대표적인 행사가 그린룸 페스티벌(Greenroom Festival)이다. 남편과 나도 하와이 여행을 하며 헤더 브라운 작품 두 점을 구입하기도 했는데 하와이 파도와 무지개, 꽃과 훌라걸 등 하와이 자연뿐만 아니라 문화도 녹여져 있어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헤더 브라운 경우 전 세계 서프 아트 시장에서 꽤 인기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반스, 디즈니 등 유수의 브랜드와 콜라보 작업을 선보이기도 했고.
2021년에는 제주도 월정에서 ‘헤더 브라운 ; 하와이제주 in 월정’ ‘서프아트전 : 하와이 in 월정’이라는 타이틀로 전시가 열린다. 헤더 브라운과 사진작가 잭 노엘(Zak Noyle)이 함께 하와이 자연을 그림과 사진으로 소개한다. 매튜 알렌(Matthew Allen)의 아기자기한 아트 소품도 두 작가 사이에서 포인트가 되어 준다.
월정리 바다를 그림같이 품고 있는 월정아트센터에서 만나는 세 작가의 작품은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살짝 달래주기도, 그리운 하와이에 대한 여운도, 진정한 하와이 파도를 잠깐이나마 접할 수 있게 해준다.
하와이를 다니다 보면 헤더 브라운 그림만큼이나 불가사리 하고 신비한 자연을 소재로 한 사진을 많이 접할 수 있다. 그런 사진만 전시하는 갤러리도 있고. 잭 노엘 작품도 그중 하나다. 잭 노엘 사진은 파도라는 자연현상의 거대함과 그 자연을 즐기는 이들의 호기로움과 도전정신, 하와이가 왜 서핑의 성지인지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가 얼마나 뛰어난 익스트림 서핑 사진작가인지도 알 수 있다. 서핑 사진은 ‘전문’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만큼 사진에서도 독보적인 분야 중 하나다. 잭 노엘 사진으로부터 파도 속의 생생함을 느껴봐도 좋을 듯(잭 노엘은 3대째 사진 작업을 이어가는 아티스트 집안이다).
전시에서 작품 구매도 가능한데 작품 가격이 비싼 편이 아니다. 한때 미술계에 몸담기도 했고 헤더 브라운 작품 경우 하와이에서 구매한 경험이 있어 솔직히 판매가를 보고 조금 놀랐다. 하와이랑 큰 차이 없이 판매하고 있어서. 또 현지에서 판매하는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와 전시하는 것도 놀라웠다. 작품 운송에 액자가 포함되면 운송료가 부담되기 때문에 작품만 국내로 가져오고 국내에서 프레임을 맞추는 경우가 있는데 웬걸, 하와이에서 만나던 프레임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거장이거나 미술관 소장품 경우 대부분 프레임 그대로 가져온다). ‘프레임이 뭐 그렇게 중요할까?’하고 생각할 수 싶지만, 작품만큼 중요한 것이 그 작품과 잘 어울리는 프레임이다.
월정아트센터 큐레이터분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다 헤더 브라운 한국 에이전시가 생겼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앞으로 더 자주 작품을 접할 수 있을 듯하다. 다음에는 남편과 같이 가서 작품 한 점 더 데려와야겠다. 이번 전시는 2021년 8월 31일까지 월정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아트센터 오픈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Tip. 이들 작품을 하와이 현지에서 살펴보고 싶다면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이 오아후 GREENROOM gallery이다. 와이키키 내 퀸 카피올라니 호텔에 있다.
뿐만 아니라 ‘소하리빙’ 같은 소품숍에서도 기념이 될 만한 하와이 예술 작품이 많으니 눈여겨 살펴보자. 오아후 노스쇼어에는 갤러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으니 노스쇼어 산책 시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