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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여행기 들어보셨나요?

E-book을 출간했습니다.

by 셩혜

지난 2018년 12월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쓴 글을 모아서 E-Book란 걸 출간했습니다. 브런치에 연재도 하였지만 조금 더 다듬었습니다. 종이책에 익숙해져 있어 휴대폰이나 작은 액정을 통해 보는 이야기가 낯설지만, 종이를 만지는 물성도, 활자 향도 덜하지만, 이렇게 또 하나의 문화를 접해봅니다. 제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하는 E-book이지만, 가끔 E-Book을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이 드네요.


세상 여행기가 모두 재미있을 리는 없죠. 제 이탈리아 여행이 그랬답니다. 처음 2주는 정말 싫고 짜증 났어요. 여행 자체가 싫었던 적이 처음일만큼 힘들었던 시간이에요. 그렇게 조금씩 변해가는 제 감정이 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답니다. 출간을 맡아준 아미가 출판사의 소개 글과 함께 소식을 전합니다.

부부가 함께 여행한다는 축복


박성혜 작가는 자타가 공인하는 하와이 전문 여행 작가다. 10번이 넘는 하와이 여행을 바탕으로 시중에 나온 가이드북 중 가장 정확하고 상세하다는 <오! 마이 하와이>를 펴냈고, 하와이 사랑을 흠뻑 담은 에세이집 <알로하 파라다이스>까지 썼다. 5년 넘게 하와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 다른 여행지는 거들떠도 보지 않던 박성혜 작가가 갑자기 이탈리아 여행을, 무려 한 달 동안, 그것도 겨울에 다녀오겠다고 했을 때 조금 의아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겨울의 이탈리아와 일 년 내내 화창한 여름인 하와이는 너무나도 상반되는 여행지가 아니던가. 알고 보니, 이 이탈리아 여행은 남편의 오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고, 순전히 이를 위한 부부의 동행이었던 것이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탈리아는 작가 본인에게 아무런 매력도 재미도 느낄 수 없는 곳이었다. 오로지 남편의 취향에만 맞춘 여행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어쩌면 부부의 취향을 두루뭉술하게 한 범주 안에 넣곤 했는지 모른다. 내가 좋으면 그도 좋을 거라고, 그가 사랑하는 것을 나도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일상에서는 역할과 의무에 가려져, 취향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곤 한다. 하지만 여행에서는 어디 그런가. 행복과 즐거움, 재미가 최우선이어야 할 여행에서 부부의 각기 다른 취향은 각을 세우기 마련이다.


안 맞는 여행을 하자니 멀쩡하던 몸도 아프다. 저조해진 기분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남편은 지레 기가 죽어 “다음부턴 네가 좋아하는 여행지만 가자”며 달래지만 그렇다고 그를 탓할 수도 없다. 여행은 계속되고, 그 모든 순간을 오롯이 둘이서 함께하며 부부는 그렇게 잘 안다고 생각했던 서로를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유럽의 추위 속에 불편함과 불만으로 가득했던 여행기의 온도는 시칠리아에서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로 올라가는 동안 아이러니하게도 점점 따스해진다. 공방 할아버지의 붉은 조끼에서, 마주 앉은 이탈리아 꼬마의 커다란 눈망울에서, 식어버린 커피를 얼른 치우고 다시 내어준 센스 있는 바리스타의 커피 한 잔에서……. 작가는 이탈리아의 매력을 조금씩 발견하게 되고, 부부의 여정은 다시 하나가 된다.


세상에 재미있고 찬란한 여행기는 많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진짜’ 여행은 그렇지 않다는 걸. 이렇다 할 사건도, 갈등도, 재미도 없는 현실 부부의 진짜 여행기가 묘한 울림과 감동을 주는 이유는 어떠한 거짓이나 과장 없이 우리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을 읽고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여전히 다른 취향을 존중하며 두 손 잡고 여행할 부부의 아름다운 미래가 떠오르는 건 나만이 아닐 것이다.


- 홍아미 여행 작가 <지금, 우리, 남미>, <그래서 너에게로 갔어> 저자


책 소개 _

이 책은 10년을 함께 살아왔지만 다른 취향을 고수해왔던 한 부부의 34일간의 이탈리아 여행 이야기다. 영화 '시네마 천국' 촬영지에 가는 것이 평생의 소원인 남편을 위해 하와이 홀릭인 아내가 준비한 여행이기도 하다. 오후 4시면 해가 지는 한겨울, 한국인 여행객이 드문 시칠리아 지방에서부터 시작된 여행은 로마, 피렌체를 거쳐 베네치아, 밀라노까지 약 34일간의 긴 일정으로 계속된다.


목차 _

프롤로그. 재미없던 이탈리아 여행기의 시작


1. 첫인상이 별로다

2. 팔레르모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3. 영화 [시네마 천국] 모든 씬을 다 외우나 봐!

4.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곳, 팔라쪼 아드리아노

5. 팔라쪼 아드리아노에서 영화 [시네마 천국]을 마주하다

6. 낯선 여행지에서 행운이 찾아오다

7. 여행이 귀찮아졌다

8. 과연 보낼 수 있을까?

9. 빨간 조끼 입은 백발 노장이 주는 위안

10. 비 내리는 로마, 나를 춤추게 하다

11. 로마 여행을 한다는 것, 바티칸을 간다는 뜻과 같다

12. 여행에서 공간이 가지는 힘은 크다

13. 토스카나에서 천국을 보다

14. 피렌체에 사랑과 낭만만 있는 건 아니잖아!

15. 남편이 두오모 쿠폴라처럼 높아 보였다

16. 크리스마스이브의 선물은 다름 아닌 따뜻함이다

17. 피렌체의 크리스마스는 틀리지 않았다

18. 친퀘테레에는 자연보다 더 빛나는 것이 있다

19. 여행 중 비보를 듣다

20. 물의 도시 베네치아는 세상 다른 곳이 분명하다

21. 보신각 타종 대신 불꽃놀이로 새해를 열다

22. 커피 한 잔에 담긴 진한 감동은 코모 호수보다 더 깊다

23. Arrvederci (아르베데르치), 이탈리아


편집자 후기 _

저의 베스트프렌드이자 이웃사촌,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동료이기도 한 박성혜 작가의 책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후 꾸준히 글쓰기 모임 등에서 여행기를 정리하던 것을 쭉 지켜봐왔기에 더더욱 기쁩니다. 박성혜 작가는 그동안 외곬수처럼 하와이만을 사랑해왔는데요. 이 '재미없는' 여행 덕분에 유럽으로 작가의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남편과의 여행 이야기를 정리한 이번 '재미없는 이탈리아 여행기'를 시작으로 올해말이나 내년에는 두사람출판사에서 베네치아 도시 가이드북도 출간 예정이랍니다.


이번 책은 부부, 혹은 연인끼리 긴 여행을 꿈꾸시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마냥 행복하고 로맨틱할 것 같지만(게다가 이탈리아니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거 우리 모두 알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자와의 여행은 서로에 대해,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새롭게 알아가는 좋은 기회가 된답니다.


마냥 좋게만 포장된 여행기보다 솔직하게 재미없다고 말하는 특이한 여행기! 작가는 자꾸만 별로다, 귀찮아졌다, 지겹다...라고 얘기하지만 글과 사진을 통해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이 여행이 부러워지는 건 왜일까요? 아, 이 화창한 날씨에 흐린 유럽 겨울을 상상해보는 재미도 색다를 것 같네요:)


교보문고

http://digital.kyobobook.co.kr/digital/ebook/ebookDetail.ink?selectedLargeCategory=001&barcode=480D200504710&orderClick=LEH&Kc=#tab_content_02

예스 24

http://www.yes24.com/Product/Goods/90200396?scode=032&OzSrank=1

리디북스

https://ridibooks.com/books/4180000005?_s=search&_q=%EC%9E%AC%EB%AF%B8%EC%97%86%EB%8A%94%20%EC%9D%B4%ED%83%88%EB%A6%AC%EC%9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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