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못한 각국의 장례문화과 죽음의 고찰
"어떻게 죽는 것이 아름다운 퇴장일까?"
시니어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장례와 죽음에 대한 사업들을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금융도 아니고 서비스도 아닌 애매한 성격의 상조사업, 보험이나 자산관리, 그리고 납골당이나 종교.
죽음이란 누구나 두려워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다가오는 삶의 과정이라면 어떻게 준비하고 담담하게 마주할 수 있는 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련 사업들을 보기위해 오사카로 벤치마킹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백화점 최상층에 여러가지 재료와 색깔을 가진 납골함 등 죽은 이를 기리는 도구나 용품들을 판매하는 샵이 운영되는 걸 보고 살짝 놀랐었다. 일본은 집에 위패를 한 켠에 모시고 자주 떠난 이를 그리워하는 장례문화가 있는데 우리의 정서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죽음이 갈라놓은 사이라도 자주 회상하며 삶 안에서 공존하는 방식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가까운 곳에 납골당에 부모님을 모셔도 명절 때나 아주 가끔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런 방식이 오히려 더 망자를 기억할 수 있는 방법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아무튼 우리가 죽음을 맞이하고 장례를 하는 방식이 외국인의 눈에 굉장히 낯설게 보이듯이 외국의 관습도 우리 눈에는 마찬가지로 기이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유럽이나 미국의 장례 장면을 슬쩍 본 적은 있지만 그 밖의 나라들의 장례문화는 사실 관심도 크지 않고 볼 기회도 적었을 것이다.
하지만 죽음이 삶의 한 과정 이듯,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는 세계인들의 방식을 한번 살펴본다면 각 나라의 상황이나 문화를 알게 되고 지구촌의 다양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알 수도 있는 좋은 기회하고 생각한다.
이런 책을 쓰고 출판하는 일조차 낯설지도 모르기에 같은 기획의 도서가 또다시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니 기회가 되었다면 읽어 볼만 하지 않겠는가.
장의사랑 자주 보고 싶지는 않지?
세상 누구도 친해지고 싶지 않은 직업이다. 막상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 당도했을 때는 고마움을 이루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도움을 주지만, 죽음이라는 단어조차 곁에 오지 않게 털어내는 우리들은 장의사랑 마주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을 선택하여 읽기 시작한 이유는 첫번째는 비즈니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싶어서였고, 두번째는 나이가 먹어 가기 시작하면서 웰 다잉이라는 준비과정이 우리의 삶을 보다 긍정적이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무엇인가가 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미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스페인, 일본, 볼리비아 등 6개 나라의 장례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독자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니만큼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를 예상할 수도 있지만 상당히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를 하고 있고 때로는 기괴하거나 우리의 관습을 거스르는 내용이지만 천연덕스럽게 공감을 끌어내는 모습도 보인다.
볼리비아 편에 등장하는 67개의 두개골 "냐티타"는 마치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을 연상시키며 이건 도대체 뭐지?하는 당혹스러운 장면이 연출된다. 심지어 축제까지 열리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했던 관점만으로 죽음은 물론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면 곤란하다는 교훈을 얻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일본의 장례문화를 잠시나마 엿보았던 입장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망자들을 기리는 방식은 가장 관심을 끌었다.
LED로 만든 납골당이라니 그것도 오래된 신사 안에 위치한.
고코쿠지 신사 내에 위치한 루리덴 납골당 이야기다. 동영상을 보면 어떤 모습인지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바로가기 > https://www.youtube.com/watch?v=F8SZbWPYYeU
테크놀로지와 트랜드가 반영된 납골당이라는 컨셉은 당황스럽게 만든 부분도 있지만 고객들에게 새로움을 주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서비스라 생각한다. 하지만, 더 매력적인 부분은 잊히지 않는다는 희망이 발견되는 부분이다. 시간이 흐르고 젊은이들의 망자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더라도 누군가가 과거에 땅 위에 발을 딛고 살았던 나란 존재에 대해 위로해준다는 부분이 소비자의 심리를 가장 잘 파고 들 수 있고 의미도 있는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 종교시설과 연계된 죽음의 예우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는 죽음을 준비하는 첫 단추 아닐까? "종활"이라는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나라조차 죽음에 대한 비즈니스는 아직도 초기 단계라는 사실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자연장이 가장 자연스러운 죽음의 형태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독수리에 의한 먹힘은 충격적인 동시에 인간이 자연으로 어떻게 돌아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일인지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던져주었다.
산 자의 입장에서 시체가 새에게 뜯겨 나가는 모습이 흉측하고 역겨울지 몰라도 사실 자연의 죽음이 모두 동일한 모습 아닌가? 흙 속에서 시체는 미생물에 뜯겨 먹고 흙으로 돌아가는 동일한 원리다.
이런 장례식을 사진으로 찍는 관광코스가 되는 건 바라지 않지만 죽음의 형태에 대한 무거운 메시지를 던져준 것만은 사실이다. "천장"이라는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 매장방식은 꼭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실제 사막에서 노부인을 자연장으로 마무리하는 광경은 흙에서 나고 흙으로 다시 돌아가는 모든 생명체의 섭리를 하나의 의식을 통해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어떻게 사느냐 만큼 어떻게 죽느냐도 삶을 완성시키는 필수적인 과정이라면 나이가 먹고 이젠 죽음에 조금은 가까워졌다고 느낀 순간부터 미리 준비하고 동시에 오늘을 힘차게 사는 이유로 삼을 수 있다면 조금 더 멋진 사람, 조금 더 사회에 유익한 사람, 조금 더 희망 있는 내일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고개를 끄덕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