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혁신이 돈버는 지도를 바꾼다.
컨버전스 2030 : 기술 혁신이 돈버는 지도를 바꾼다.
부제 : 혁신이 너무 빨리, 좀 쉬었다 가자!
-어이, 택시.
KTX 열차를 놓쳐 중요한 회의에 늦은 동건은 급하게 택시를 불러 세운다.
-부산 해운대까지 갑시다. 얼마나 걸릴까요?
-지금 교통상황이 나쁘지 않아 1시간 30분 걸리겠네요.
-빨리 부탁드려요.
다소 시간적 여유가 생긴 동건은 한강의 물살 위에 비친 우버 에어의 그림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한 숨돌리기 위해 눈을 붙인다.
인텔의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는 집적회로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수가 18개월 주기로 2배씩 늘어난다는 가설을 알아낸다.
많이 들어 본 "무어의 법칙".
10년 정도 유효하리라 생각했던 무어의 예상은 틀렸다. 60년이 흘러도 법칙이 유효하게 작동되고 있다.
오늘도 출근 시간 때 잊지 말고 챙겨야하는 스마트폰은 1970년대 슈퍼컴퓨터보다 1,000배가 작고 1,000배 가격이 저렴한데 성능은 100만배 강하다고 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점은 IT기술의 놀랍고 비약적인 발전은 한 가지 분야에서 국한되어 혁신이 이루어지는 한정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즉, 동시다발적인 발전이 여러 분야에서 발생함과 동시에 서로의 영역이 합쳐지는 "융합"을 통해 인간의 뇌로 따라갈 수 없는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오랜 시간 선형적인 발전에 익숙해지고 진화된 인간의 뇌가 더이상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도처에서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무서운 사실을 알아채야 한다.
우버와 다른 여러 기업들이 공유항공택시 서비스를 지금 시점에 한참 준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로 오늘이 다양한 분야의 컨버전스가 융합되어 폭발되어 일찍이 상상도 못했던 상품과 서비스를 론칭 할 수 있는 기술적 요건이 완비되기 시작했다.
새로운 운송수단인 우버 에어에 등장할 비행 공유택시에는 분산전기추진(distributed electric propulsion), 기계학습 (machine learning), 재료과학, 3D프린팅, GPS와 LIDAR, 강력한 출력밀도의 생산이 가능한 고성능 배터리라는 우리에게 친숙한 기술들이 한데 어울려 융합하기에 가능하다.
혁신 속도는 점차 빨라진다. 증폭요인들이 중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폭주 기관차 같은 진보의 토대가 되는 세가지 원인이다.
1)컴퓨터의 능력이 기하급수적 발전을 촉진하여 인류의 진보를 촉진한다.
2)개별적으로 발전하는 기술이 다른 기술과 융합하며 기존 요소를 몰아내는 변화를 가져온다.
3)기술들의 발전과 융합에 따라 생겨난 추가적으로 7가지 동력이 보너스로 탄생했다.
3) 에 해당하는 가속화를 가속화하는 힘 7가지.
① 시간의 절약 ② 자본의 가용성 ③ 무료화 ④ 천재의 탄생 ⑤ 풍부한 소통 ⑥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⑦ 수명 연장
예를 들어 시간의 절약은 3D프린터의 발명으로 수많은 사업가들이 시제품을 생산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남는 시간에 새로운 발명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필요한 시간을 획득하게 됨으로 발전에 가속력이 붙는다는 설명이다.
변화의 속도는 산업을 재편한다.
Part2는 산업의 재편으로 달라지는 부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주요 산업별 변화의 현황과 미래를 예측한다.
넷플릭스가 비디오가게를 없애 버린 것은 물론,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방송국마저 잠식하고 있고, 고소득 전문직이 된 유튜버들의 모습들. 인공지능과 로봇교사를 통해 바뀌게 될 우리의 교육 환경, 식품의 효율성을 올리고 소의 사육이 없어질 미래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유통업에 생기는 혁신들을 살펴보자.
아마존 GO가 등장하며 세계적으로 무인 소매점이 확산세에 있다.
특히 코로나로 야간 손님이 줄어들자 국내 편의점에서도 야간시간대에는 무인으로 판매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결제부터 구매까지 고성능 카메라와 센서로 별도 결제 과정없이 상품을 들고 샵을 나가도 된다. 아직 우리나라 사례에는 바코드 스캔하는 번거로움이 남아있지만 관련 기기들의 설치비용이 줄어들수록 스마트 스토어의 확대는 시장의 구도에 변화를 주게 된다.
자율주행 자동차 안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구매가 가능한 매장으로 이동하는 시간동안 주문 제작된 물건이 고객을 기다리는 시스템의 구현은 사실 5년, 10년이면 상용화가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미니스트리 오브 서플라이"가 아폴로 셔츠로 스마트 의류 시장을 활짝 열어 제 꼈듯 기술력을 통한 의류의 혁신은 3D프린터에서 완성된다. 옷이 판매되는 세상이 아니라 옷의 레시피가 pdf파일로 판매되는 시장으로의 변화는 오프라인 시장의 종말을 뜻할지도 모르겠다.
몸에 장착된 센서들은 몸무게 변화나 체형변화를 감지하여 매장 피팅 룸이라는 공간 자체가 필요없는 개인매칭 의류를 만드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스포츠용품 업계는 이미 발빠르게 3D 프린터를 도입했다. 리복은 생산공정에 활용하기 시작했고, 뉴밸런스는 선수용 신발깔창 제작에 적용시켰다.
유명한 사무용품 기업 스테이플스(Staples)는 고객이 자기에게 필요한 사무용품의 디자인 파일을 온라인으로 업로드하면 출력하여 완성품을 고객의 집으로 배송해주고 있고, 프랑스의 공구기업 르로이 멜랑은 고객이 집에서 맞춤형 공구를 직접 프린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얼마나 빠르게 프린터와 잉크의 다양화가 구현되고 보급되느냐의 문제만 남았다.
편의점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프린트 샵이 들어설지도 모르겠다.
3D 프린트 시장의 소매시장 재편은 다음 4가지로 압축된다.
1.공급망의 종말 : 앞에 설명대로 자신의 집에서 상품들을 프린트해서 사용
2.쓰레기의 종말 : 과잉생산도 없으며, 친환경 재생가능한 원재료는 낭비요소를 획기적으로 제거
3.예비부품시장의 종말 : 커피메이커 부품이 고장나면 기다릴 필요없이 바로 프린트
4.사용자 디자인 제품의 부상 : 프로같은 아마추어 사용자들이 디자인 시장을 압도
경험경제는 책에서 소개되는 "카벨라"나 "웨스트필드"의 사례처럼 쇼핑 이외의 분야와 융합되며 소비자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트랜드를 설명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쇼핑이라는 행위 자체가 집 밖에서 할 일의 리스트에서 사라질 위기에 당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마트가 야구단을 인수하게 된 이유도 확장된 경험을 쇼핑과 결합시키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교육이야 말로 혁신의 가장 큰 혜택과 변화를 가져갈 수 있는 분야다.
양적으로 질적으로 지구의 교육시스템은 구식이고 절대적인 교사수조차 확보하고 못했다.
전세계적으로 2030년에 6,900만명의 교사가 부족하고, 2.6억명의 어린이들이 교육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엑스프라이즈 재단은 교육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경진대회를 주관했고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의 스마트폰과 테블렛에서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앞으로 할 일은 중고 기기들을 오지의 아이들에게 보급하여 학교 대신 교육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여러 실험을 통해 기기만 아이들에게 전달해도 스스로 깨우치고 학습을 따라가는 놀라운 결과가 도출했다. 부족한 교사 수가 채워지길 바라며 천년을 보내기 보다 행동하는 이들이 세상을 바꾼다.
가상현실을 활용해 지금은 입장이 금지된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견학하고, 노숙자의 가상경험을 통해 인간적인 공감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들이 현실화되어 사용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치료제라고도 불리는 심리치료도 점차 확산중이다.
스마트폰이나 가상현실 안경이라는 보급가능한 장비로 교육의 양과 질을 확보하는 도전은 가성비로는 최고 아닐까.
보험회사가 사라질 수도 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시장의 반을 차지하게 되는 2040년의 어느 날이라면, 자동차보험이라는 상품은 존재가치가 없어지게 된다. 구닥다리 가솔린차에 인간에 의해 운행되는 자동차는 2050년이면 다 폐기해야 하고 그때까지 한시적으로 10년만 정부에서 자동차보험을 가입시켜주는 온정을 베풀지도 모를 일이다.(사실 괜찮아. 비행자동차보험이 나올테니....)
손목의 스마트와치가 박석운이라는 남자의 하루 종일을 측정하고 습관을 분석하는데 보험이 필요 있을까?
건강한 사람은 자신이 수치를 보고 보험가입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신체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기록된 데이터를 통해 인수를 거절하게 된다.
-이 사람, 게을러서 심장 관련 질환이 5년내 30% 확률인데, 인수거부. 땅땅.
보험회사 주식을 내다 팔아야 할 때다.
기술이 산업을 완전히 뒤집어 놓게 되는 형국이다.
물론 꿈같은 미래 모습에도 부작용이나 우리가 경계해야 할 요소들이 있다.
Part 3에서는 위험과 해결책, 그리고 기술의 변화로 가능해지는 인류의 공간적인 확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서두에 등장한 전기 기반의 교통시단이 편리성과 효율성을 고려한다고 해도 자연파괴에 0%가 가능할까? 전기에너지는 과연 자연친화적 에너지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준비해야 한다. 에너지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인류는 그나마 아껴서 사용하던 자원의 효율을 흥청망청 써버리다 쫄딱 망하는 건 아닐지.
인공지능의 혁신으로 잃어버린 인간의 실업문제를 기술적 혁신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오랫동안 머리를 싸 멜 과제다.
놀런 감독의 "인터스텔라"를 본 어떤 영화 팬들은 이런 질문을 던졌다.
-머나먼 행성과 블랙홀 속으로 우주선을 보내는 과학기술을 가진 인류가 모래 폭풍과 작물 재배라는 더 쉬운 문제도 해결 못하는 설정은 에러 아닌가요?
누군가의 답변.
-기술의 발전이 각 영역별로 골고루 발전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결국은 사업가나 과학자들도 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각 산업별 기술격차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우주개발은 돈이 되지만 모래 폭풍을 해결하는 일은 혜택이 없어 불균형한 발전이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는 겁니다.
모든 파괴적 혁신에는 고통과 부작용이 따른다. 하지만, 이런 폐해까지도 해결할 수 있는 완벽한 답은 없다. 그것이야 말로 인간의 몫 아닐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