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 물질 - 시공간, 신비로운 세계로의 초대
과학 오디세이 유니버스 : 우주 - 물질 - 시공간, 신비로운 세계로의 초대
칼 세이건 코스모스
도대체 이 책이 언제 출판됐지?
1980년.
4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대형서점 과학 분야 베스트 도서에 이름을 올라있다는 사실은 두가지의 반증이다.
1)역시 대단한 저서이다.
2)왕좌를 잡을 후임자가 아직도 없었나?
TV 다큐멘터리로 책을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해준 공로도 있지만 워낙 책 내용이 좋았고, 웬만한 후발 도서들은 아류작이라는 오명을 쓰기에도 딱인 상황이다 보니 아직도 대적할 만한 상대가 없다.
40년이라는 세월은 종이도 누렇게 만들지만 새로운 발견의 쾌거를 담기도 어렵기만 하다.
흥미요소를 내세우는 꼼수를 써서라도 일본 출판계에서 한번 도전해볼 만한데 번역서가 국내 소개가 안된 건지, 그들 역시 실패한 건지는 모르겠다.
과학 오디세이라는 이름으로 두 권의 두툼한 책을 내놓은 안중호 작가의 도전이 멋지게 보이는 이유도 바로 이 부분이다.
"코스모스"를 대체하기 쉽지 않지만, 40년이라는 과학적 시간의 공백을 메우고 우주뿐 아니라 물질과 시공간에 대한 진지한 담론을 꺼내 들고 있다.
과학책에 목말라 있던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만남이고 두툼한 책 두께는 즐거운 고문의 시간이다.
유니버스는 3장으로 나뉘어 있다. 앞서 이야기한 우주, 물질, 시공간이다.
현대 물리학과 우주과학 최신 이론이 등장하고 우주가 생성된 이야기부터 그 안에 채워진 물질들 그리고 근원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주의 크기는 얼마나 클까?
맞던 틀리던 크기를 재는 일 자체가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이 들지만, 과학자들은 가설이라는 과정을 통해 크기를 측정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가늠조차 할 수 없는 크기의 숫자다 보니 방식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대한민국 전체 중에서 맨홀 뚜껑 하나의 차이는 무시해도 될 것이고, 대한민국 면적을 가설이나마 알 수 있다는 점은 향후의 우주개발사에 큰 도움이 된다.
시공간이라는 존재가 얽혀 있어 측정하기 어렵지만 우주의 지름이 930억 광년이라고 하니 가늠도 안된다. 그리고 항상 여기에는 하나의 질문이 추가로 붙게 된다.
-그럼 그 우주 밖에는 또 뭐가 있나요?
별의 개수를 세는 실험도 논리적 추론을 세우는 과정에 대단하다.
의외로 가스나 파편 같은 먼지들을 포함해도 서로의 간격, 즉 밀도는 지극히 낮다고 하니 우주의 넓이가 얼마나 큰지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마블 시리즈의 앤트맨에서도 등장하는 양자역학은 정반대의 극미세계를 다룬다.
영화에서도 비주얼로 표현되듯, 극미세계도 우주만큼 신비롭고 낯선 존재다.
망원경을 통해 멀리서나마 볼 수 있지만, 현미경을 통한 작은 세계는 현실적이지 않고 체감도 안되지만.
그 곳에 시간은 경과가 되는지, 간격은 어떠한 지, 인간이 언젠가 도달할 가능성은 있는지 질문이 쏟아질 만한 분야다.
"쪼갤 수 없는 존재"가 시간이 따라 바뀌는 걸 보면 인류가 한 발자국씩 진보하고 있구나 라는 체감도 느껴진다.
원자는 18세기에 개념화되었고, 20세기 초에는 전자와 원자핵, 중성자가 발견된다.
1960년대에는 양성자와 중성자도 쿼크 입자로 되었다는 사실까지 밝혀진다.
반가운 이름도 등장한다. 아인슈타인, 보어, 파울리, 그리고 슈뢰딩거.
우주보다 친숙한 주제는 아니지만 양자역학 쪽은 천천히 읽어가며 이해를 하고 있지만 만만치는 않다.
더욱이 앞선 이론들이 반박을 당하고 새로운 실험을 통해 다시 입증되는 반전의 연속이라 머릿속이 더욱 복잡해진다.
여러가지 이론들을 종합해서 만든 결과인 "표준모형"이 그나마 성공적인 이론으로 장착되었다고 하지만 얼마나 갈지.
두꺼운 책은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특히 과학책들은.
처음에 읽어 이해한다면 내가 문과 출신일 수 없는 거다.
일독을 통해 대략적인 이해를 하고, 중간 중간 생각날 때 부분적인 공격으로 모자랐던 부분을 채워간다.
이 맛에 어렵지만 흥미로운 과학공부를 하게 된다.
만나기 어려운 충실하고 두꺼운 과학책이라 좋다.
* 시리즈 두 권을 나란히 놓고 보면 한 명의 저자가 우주와 생명이라는 방대하면서도 다른 방향성의 책을 저술 할 수 있는지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