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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막새 May 10. 2021

[서평] GAFA를 노리는 작은 거인들

세상을 변화시키는 혁신적 스타트업 기업 보고서



GAFA를 노리는 작은 거인들 : 세상을 변화시키는 혁신적 스타트업 기업 보고서 

비즈니스를 정의하고 분류하는 작업은 교과서에 실릴 만한 형식적인 체계를 만들어 보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유형을 파악하여 기존에 있던 사업들을 재정의하고 새롭게 등장할 미래의 구도를 예측해보기 위해서다.

학구적인 작업일지라도 정리를 해놓고 비어 있는 분야나 개발의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는 영역을 찾아내는 역할도 할 수 있다.


GAFA라는 거대기업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선도해가는 지금 시점에 수많은 스타트 업들은 저마다의 강력한 아이디어나 비즈니스 모델링을 통해 유니콘이 되는 꿈을 키우고 있고 일부는 꿈을 현실로 일구어 내기도 했다.

당장 우리가 저녁 출출할 때 배달 앱을 켜는 행위가 자연스러워진 시기는 2-3년 안팎이다.

중국집에 짜장면을 시켜 먹던 일상적인 행위가 스마트폰을 통해 새롭게 재정의되는 변화는 다른 분야까지 파장을 전달했고 세상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게 되었음을 상징한다.


우리는 이런 급격하고도 이전과 확실하게 변화된 상황을 "이노베이션"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노베이션 innovation의 정의를 내려보자.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디어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행위"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분류에 따라 이노베이션은 두가지로 구분해볼 수 있다. 


-지속적 이노베이션 sustainning innovation : 기존 고객의 만족을 위해 현 제품의 서비스를 개선한다.

-파괴적 이노베이션 disruptive innovation :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현 업계의 구조를 파괴한다. 


아무래도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노베이션은 두번째에 가깝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다시 파괴적 이노베이션은 가치창조 유형과 가격파괴 유형으로 구분한다.

각각 신시장형 파괴적 이노베이션, 로엔드형 파괴적 이노베이션으로 복잡해진 용어를 붙이기도 한다.


쉽게 예를 들면 아이폰을 가치창조 유형이라고 보면 되고, 유니클로를 로엔드형으로 생각하자.

아이폰은 기존에 없던 기술적, 문화적 요소를 통해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창출해낸 혁신을 이루었고, 유니클로는 생산부터 판매까지 단일기업이 모든 프로세스를 통제하는 SPA 방식을 주도하여 유사한 품질임에도 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혁신을 만들어냈다. 

조금 지겨워지지만 마지막으로 파괴적 혁신기업의 분류를 어떻게 정의하여 4분면에 집어넣을 수 있을지 정리한다.  

①플랫폼으로 수요와 공급을 연결(플랫폼형)

②비즈니스 모델로 상식을 뛰어넘는 고객체험을 실현(비즈니스 모델형)

③모방하기 어려운 독자적 기술을 강점으로 보유(기술형) 

P2P 금융을 이끌었던 소파이는 가격파괴형-플랫폼형


침대제조의 혁신을 이끈 캐스퍼는 가치창조형-비즈니스 모델형

미생물 가스 발효기술의 린자테크나 반도체로 냉각기기를 제조하는 포노닉은 기술형 

이런 식으로 분류되었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분류를 하고 입체적으로 기업들의 포지션과 해당 업종의 성격을 눈 여겨 보면 비어 있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고 소비자의 니즈와 교집합이 이루어진다면 바로 우리의 격전지는 그곳이다! 


책은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기술 세가지 영역에서 세상을 변화시킨 스타트 업을 소개하고 그들의 성공요인을 짧지만 임팩트 있게 분석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많은 기업들은 낯이 익지만 기술 분야나 우리나라에 아직 도입되지 않은 분야의 기업들은 생소하며 조금 더 공부하지 않으면 책의 내용만으로는 강력한 경쟁력의 본질에 접근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하다.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당장 시작해야 할 분야일지도 모른다. 한시가 급하다.) 


하우즈(Houzz)는 주택 리모델링의 선도적인 스타트 업이다. 2008년에 창업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꽤나 오래된 초기 스타트 업인 셈이다. 집을 리모델링하고자 하는 고객과 주택전문가를 다이렉트로 연결하는 사업이고,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리모델링된 집의 사진들이 커뮤니티에 소개되어 초보 고객도 내가 원하는 집의 형태와 테마를 선택할 수 있다. 획일화되고 정해진 모델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찾기 어려운 현실을 단번에 파괴시킬 수 있는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이었지만, 처음 시작을 동네 기반의 커뮤니티로 소소하게 시작했다는 점을 성공의 키포인트로 잡았다. <빠른 실행과 수정, 새로운 적용>, 스타트 업의 본원적인 프로세스를 따박 따박 따라간 셈이다. 


P2P 기반의 학생대출의 신세계를 열어 제 낀 소파이는 상식을 넘어선 방식으로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깜작 놀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명문대 학생은 향후 두둑한 월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착안하여 차별화된 금리를 적용시켜 대출자에게는 저렴한 금리를, 회사는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는 윈윈게임을 만들어냈다.

창업자 중 한 명인 마이크 캐그니의 말은 숨어있는 고객 니즈를 찾아낸 관찰자들의 예리한 눈을 보여준다.

"우리가 스탠퍼드를 다닐 때, 스탠퍼드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이 대출을 35년 동안 이용해도 누구 하나 채무를 불이행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놀았다. 그럼에도 6.8~7.9%라는 높은 이율로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었다." 


얼마 전 좀 다른 생각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를 찾아보려고 TED 강연을 듣다, 굉장히 감명 깊은 내용을 듣고 온라인으로 비슷한 교육을 해주는 사이트를 뒤적거렸다. 그 중 탁 튀어나온 사이트가 코세라(Coursera)이다. 등록만 하면 무료로 대학강의를 커리큘럼에 맞춰 듣고 과제를 내거나 시험도 보는 형태였고,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한 교수의 강의를 신청해 듣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돈 내고 다니는 대학도 온라인으로 강의를 할 수밖에 없는데, 동급의 교육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세상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었다. 

유다시티(Udacity)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심지어 미네르바 대학은 전세계 주요 거점 7개 도시 (서울을 포함하여!) 를 묶어 가상과 현실의 공간을 오가며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학교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띵스(Thinx)는 여러가지 면에서 신선하고 파괴적이다.

여성을 주기적으로 괴롭히는 생리의 뒤처리에 더이상 탐폰이나 생리대를 사용하지 않고 재사용 가능한 유기농 생리 팬티를 개발하여 판매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빈곤층 여학생들의 생리대 비용에 대한 이슈가 있었고, 아프리카 등 열악한 지역의 여성들은 지극히 비위생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생리컵 같은 대체상품이 등장하기도 했으나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국내에도 런칭한 띵스는 재활용이 가능하면서도 샘 방지는 물론 위생적인 측면까지 커버해주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미국에서 파격적인 포스터로 논란을 일으키며 적극적인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주었던 기업인데 앞으로 성장성이 기대되는 회사 중 하나이다. (국내에서 성과는 아직 미비해 보인다.) 

비슷한 형태로 신개념을 가진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캐스퍼(Casper)는 매트리스 전문회사다. 온라인으로 배송 받는 간편한 주문방식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매트리스를 소형 냉장고 크기로 압축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사할 때 큰 덩치를 골머리를 앓는 매트리스의 소형화에도 불구하고 품질이나 쿠션 감 등 기능적인 문제는 적었고, 100일 무료체험과 10년 보증이라는 확실한 서포트 프로그램을 작동시켜 소비자의 만족감을 극대화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근 부진의 늪에 빠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잠에 대한 모든 것을 취급하겠다는 욕심이 늘린 무분별한 SKU 확대와 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경쟁사의 공세에서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농산물의 선도를 유지시키는 코팅제를 개발한 어필 사이언스(Apeal Sciences)는 기대가 큰 기업이다. 하루만 지나면 판매하기 어려운 딸기에 살짝 인체에 무해한 코팅작업을 하게 되면 보관가능일수를 연장할 수 있다. 식료품을 판매하는 판매자 입장에서는 기적과 같은 일이다. 한해에 버려지는 신선식품의 폐기량을 고려한다면 코로나 이후 급속히 확산될 식량생산성 저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아직 비용적인 면이나 소비자의 인식을 개선해야할 과제를 안고 있지만, 식품의 보존기한을 늘리는 작업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노력해왔던 분야이고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풍요로운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마법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기업들의 성공사례를 살펴보았다면 책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5장이 준비 되어있다. 

5장. 창업의 비결 : 작게 시작하고, 영리하게 배워라. 

스타트 업들의 속성과 성공전략에 대해 다양한 회사들의 성공스토리와 도전을 분석하여 13가지 항목을 제시한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아무래도 "린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이다.

미국의 벤처 창업가 에릭 리스 Eric Ries가 소개한 개념으로 국내에도 출판되어 있는 책이다.

새로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경영방법론으로 직역하면 "낭비 없는 스타트업"이 된다.

즉 장의 제목이기도 하고, 많은 스타트업 서적에 등장하는 <빨리 움직이고 - 고객의 심판을 받고 - 즉각 제품을 수정하여 다시 내놓는다.>라는 공식을 대표하는 방법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책에서는 스타트업 5단계라는 도식과 함께 설명되어 있다.

간단히 보면 

1)과제해결 적합성 (해결책 발견과 검증) 2)최소기능제품 (제품 개발) 3)제품 시장 적합성 (제품을 최적화하고 판로 개척) 4) 확장기 (제품 성장에 집중) 5) 성숙기 (출구전략 또는 글로벌 전개 실행) 

일반적인 기업들의 모습과 다른 부분이 바로 2) 3) 단계를 통해 제품의 결합과 소비자의 욕구를 즉각 반영하는 민첩성이다.

가벼운 몸집으로 시작하여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소비자와 눈높이를 맞추라는 요구다.

(물론 예외적인 상황도 있다. 안경 스타트업 "와비파커"는 지나치게 느리게 사업을 전개해서 성공했다고 "오리지널스"와 "씽크 어게인"의 저자 애덤 그랜트는 말한다.) 


코로나로 스타트 업계도 명암이 확실 해졌다.

공유경제로 세상을 깜짝 놀래 켰던 에어비앤비, 우버, 위워크는 위기에 빠졌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고 성공을 하는 기업도 나오겠지만 뉴노멀의 원칙과는 위배되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기 쉽지 않다. 그에 반해 구독경제와 언택트로 대변되는 새로운 기업들에게는 이미 기회가 돌아갔고 지금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변화된 사회상은 새로운 니즈를 촉발하게 되며 지금 준비하는 누군가는 제2의 우버나 에어비앤비를 꿈꾸며 어느새 우리에게 자신들의 '실험물=상품'을 들이밀게 된다. 

미래의 가치를 미리 알아본다는 일, 쉽지 않다.


성공할 수 있는 스타트 업을 알아보기가 쉬었다면 손정의는 우버에 물리지 않았고, 무모해 보였던 쿠팡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을지 모른다.

난 사람은 난 사람인가 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변화된 세상만큼 기존의 알거나 - 알지 못했던 불편함을 해소해주고 합리적인 거래가 가능한 모델을 들고 나와 코로나 블루에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찾게 해주 길 바란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처럼 한 순간에 몰락하는 공허하고 허수로 가득 찼던 사업 계획을 들고 있지 않은 만큼 앞으로 기대가 크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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