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채소 작물 키워 먹는 힐링 식탁의 시작
홈파밍을 시작합니다 : 집에서 채소 작물 키워 먹는 힐링 식탁의 시작
스마트 팜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와 술 한 잔하며 앞으로의 농업계가 변화할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일반인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부분이지만 젊은 영농사업자나 지자체들은 AI나 디지털 디바이스를 활용한 효율적인 농업이 기존에 진행되던 다양한 생산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기술이나 제도 지원들과 결합하여 적은 투입비용 대비 고 효율적인 농법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돈이 될 만한 특수작물의 재배나 유통채널의 재정비 같은 일도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을 주겠지만, 인간이 하던 일을 데이터에 의해 예측하고 생산활동이 제어된다면 경제적 확장성은 다른 분야에 비해 압도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일기예보에 의해 파종일자를 정하고 지역별 강수량에 대비하여 경작지역과 품종을 선별, 판매량 추이와 결합한 출하시기를 준비한다면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없이 발생하는 누수현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런 이야기를 하다 다른 측면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스마트 팜처럼 농가나 정부 주도의 대규모 사업에 적용되는 기술들을 작게 가공하여 집에서 작은 농장을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 연결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일조량이 부족할 경우 인공 광원을 통해 작물들에게 빛을 공급하듯, 집 주변 텃밭이나 실내의 홈파밍에도 작은 광원을 설치하여 평상시에는 장식용 조명으로 사용하고 일조량 부족한 날에는 식물들에게 빛을 공급하는 기술적용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얼마전 파 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집에서 파 테크를 한다는 기사가 뉴스에 등장한 적이 있다.
무한재생은 불가능하지만 파 뿌리를 잘 관리하면 서너 번은 잘 키워서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절약의 고수들이었다.
공기질이 워낙 나쁜 요즘이라 집 안에서 다양한 식물을 키우는 방법과 노하우들이 공유되고 있지만, 홈파밍은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몇몇 가전 업체에서 집에서 잎채소를 길러서 먹을 수 있는 전자제품을 내놓았고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막상 판매량이 많지는 않아 보인다.
월 렌탈 비용도 부담스럽고, 온라인 클릭 몇 번이면 배달오는 편리함에 길들여졌기 때문일까?
일시적인 가격 상승일 때는 잠시 관심이 쏠리지만 이내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를 하게 된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일반적인 식물 대비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이 걸림돌이 되는 부분도 있다. 책에 소개된 다양한 식물들의 키우는 요령을 살펴보면 수분 관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물을 매일 챙겨야 한다. 외부에서 식물을 키울 때는 병충해가 문제, 집에서 키울 때는 물주기 귀차니즘이 문제가 된다.
책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키우는데 드는 시간으로 단기/중기/장기.
빨리 자라는 작물/보통 속도로 자라는 작물/천천히 자라는 작물
앞서 이야기한 파나 새싹채소같이 1주 정도면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채소들은 보람이 빠르게 돌아오니 시작하는 시점부터 열심히 몰두하겠지만, 장기적인 투자 대상군들은 키우다 지쳐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다. - 아보카도, 파인애플, 토마토. 실질적인 욕심이 나는 녀석들은 세상 이치가 다 그렇듯 오랜 인고의 시간을 요구한다.
어떤 작물을 선택하고 홈파밍에 도전해볼지 각자의 니즈와 개별적인 성격에 따라 큰 차이가 있겠다. 나는 조급한 사람인가 여유로운 사람인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아보카도 같이 15년만 기다리면 열매를 딸 수 있는 녀석도 있으니 무엇이 두려운가?
크게 3가지 군에 따라 다양한 집채소가 소개되는데, 익숙한 녀석과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 눈에 뛴다.
로메인, 비트, 고수 3개가 가장 마음에 든다. 마트나 수퍼에서 사 먹을 수 있지만 집 안에서 자라는 모습을 보면 신날 것 같은.
책구성은 사진작가가 찍은 화초 같은 작물의 사진 - 개괄적인 설명 - 키우는데 중요한 키워드 (성장속도, 난이도, 온도, 용도, 화분크기 등) - 준비물 - 키우는 순서 - 알아 두어야 할 사항
참 쉽다.
요리책이 그렇듯, 이미지가 많고 간단하게 설명된 내용을 보면 바로 오늘 시작해도 뭔가 끝을 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든다.
요리가 그렇듯, 의기양양함은 초기의 섣부른 판단이고 시간이 지나면 짧은 시간 내에 식탁에 오른 녀석들을 볼 수 있을지라도 지쳐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자괴감의 시간.
그냥 온라인 주문시킬걸.
책 서두에 두페이지로 프린트된 두 저자가 움켜쥐고 있는 신선하고 고귀한 음식들의 사진은 매력적이다. 홈파밍 도전의 욕구를 불러 일으킬 만한 컷이다.
작가들의 행복해 보이는 모습은 단순히 음식물을 채집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자연과 대화하고 내가 키우는 식물들과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가족 같은 반려동물 키우듯, 취미이자 생활의 일부로 홈파밍을 받아들인다면 새로운 가족과 공감을 통해 싱그러운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아, 물론. 반려 야채는 먹는 용도라는 끔직함은 생략하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