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을 통해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갖는다는 것
인생의 문장들 : 문장을 통해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갖는다는 것
책 표지나 챕터 시작되는 중간 페이지에 자주 보이는 명언, 격언.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 대한 힌트 역할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주목한다.
짧지만 임팩트 있는 대사는 촌철살인의 문장도 있지만 뒤의 설명된 내용을 다 읽고 나서야 아 이래서 저자가 이 문장을 앞에 제시했구나 웃음짓는 경우도 많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속담은 오랜 사람들의 지혜와 지식이 농축된 문장이다.
명언이나 격언은 속담에 비해 대부분 화자가 누구인지 알다 보니 신뢰도는 높다. 역시 위대한 업적을 남겼던 이들이 삶을 살아가며 느꼈던 진실을 압축하여 전달하는 말이다.
사회생활을 하고 나이의 숫자를 더해가다 보면 이렇게 짧은 문장 안의 메시지가 의외로 무게감있게 다가오는 경우가 늘어간다.
그만큼 문장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관록이 생기고 삶의 여유도 생겼기 때문이다.
관심이 올라가니 문장에 대한 고찰을 하는 에세이 형태의 책에도 관심이 간다.
하나의 문장과 그에 대한 저자의 새로운 시각과 고민, 생각들을 읽어 나가면 처음 말을 했던 이 - 글을 쓴 저자 - 책을 읽는 독자, 3명이 그룹 토의하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또 각자의 상황과 고민에 따라 같은 어휘가 나열된 집합체인 문장에 숨겨진 코드를 해석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도톰한 양장에 식물 사진 6장.
1만권의 책에서 건진 보석 같은 명언
인생의 문장들.
소박하면서도 여유 있게 우리가 살아왔던 과정들을 훑어보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숨어있는 디자인인 동시에 책 읽기 대마왕이었네라는 부러움도 섞인다.
작가 데구치 하루아키는 7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대학 학장이며, 과거 생명보험사에서 굵직한 일들을 해낸 비즈니스 맨이기도 하다.
대표이사와 업무적인 큰 다툼 후 회사에서 한직으로 좌천되었을 때, 그는 귀향길의 여유로움을 발견했다.
세상에 많은 업적들이 좌천이라는 고통속에서 뜻밖의 시간과 열정이 발견되는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사마천의 사기나 단테의 신곡도 내쳐 짐을 당한 상태에서 불 같은 열정이 타오른 케이스라고 한다.
세상 일은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은 실제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격언이다.
내가 잘 났는데 겨우 나를 이 정도로 취급해? 발끈할 수 있는 열정이 있다면 새롭게 무엇이든 도전해서 성공해 나갈 수 있다. 세상은 할 일이 넘치도록 많고 찾고자 하는 이의 눈에만 보이는 법이다.
외국인 부하직원에게 다른 회사의 경제전망 자료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가, "왜 다른 회사의 전망 자료가 필요하죠?"라고 되묻는 바람에 당황했다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공교롭게도 내가 경험한 두 군데 회사 모두 같은 현상이 반복되었다.
업계 1위가 아니다 보니 선두주자들의 동향에 눈치를 보고 그들을 따라가려는 팔로우 전략은 결코 나쁜 전략은 아니다. 효율적이며 각 자의 영역이 정해진 비즈니스라면 오히려 추가적인 아이디어로 더 멋진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을 체크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거수 일투족 선두업체의 전략과 방향성을 따라만 가다 가는 자기만의 전략과 노하우를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 심지어 자기가 더 좋은 기회를 잡고서도 주저하다가 영원한 뒤집기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이기는 습관이 중요한 이유기도 하다.
배움의 즐거움은 막상 학교를 떠나면 느끼기 시작한다.
시험을 전제로 한 공부와 하고 싶어 또는 필요해서 하는 공부는 차이가 크다.
목표는 둘 다 가지고 있지만, 능동적인 것과 수동적인 것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쉬운 건 학창시절 내가 했던 공부에 대해 보다 능동적으로 대하고, 더 큰 세상을 향한 배움의 길을 터뜨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의 고승 "법현"은 나이 60살을 넘어 불교의 뜻을 찾고자 14년의 긴 여행을 떠났고 여러 동반자들이 여행 중 목숨을 잃었지만 홀로 살아 돌아와 "불국기"라는 책을 펴낸다.
하나를 배우면 그만큼 인생이 단순해진다는 저자는 60살이 넘어 생명보험사를 창업하는 도전을 하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라는 광고카피처럼 도전에 대해 감탄의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또한 나이를 훌쩍 먹어도 끝없는 도전을 하기위해서 건강도 잘 챙겨야지! 욕심이 불끈 솟아난다.
배움의 50%는 책, 25%는 사람, 25%는 여행이라고 한다.
내 부족함의 이유를 찾을 수 있는 문장이기도 하다.
외국은 물론이고 국내 여행조차도 많이 해보지 않는 지나날이 아쉽다. 그랜드 투어라는 귀족 여행을 보내던 유럽 고전시대의 교육열풍도 같은 맥락이다.
배움을 떠나 자연에서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을 텐데 지금부터 라도 하자고 다짐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느낌이다.
랜선 여행만으로도 답답한 가슴이 풀리는 요즘인데. 코로나가 좀 진정되면 가까운 지역이라도 가보지 않은 발걸음을 내딛고 사진을 찍고 하늘을 올려다보자는 메모를 슥슥 적어본다.
이슬람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생각하고 책도 몇 권 구입했지만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다. 머리가 크고 나서도 우리가 듣는 종교적 편향성은 아직도 삶의 가치관을 구성하고 있다. 9.11테러로 우리의 영원한 우방이라고 하던 미국의 허둥지둥 대는 모습은 그들에 대한 불신의 깊이를 더욱 안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갔고, 많은 이들에게도 그럴 것이다.
"강한 사람은 상대를 쓰러뜨리는 사람이 아니라 화가 날 때 자제할 줄 아는 사람이다."
무함마드의 말은 굉장히 강하게 다가온다.
부하직원일 때는 상사의 기분을 조심스레 눈치 보며 살았고, 큰 소리만 나면 도망가느라 허둥지둥 댔다.
하지만 관리자가 되어보면 왜 항상 상사들이 얼굴을 찌뿌리고 살고 있고 담배를 하루에 몇 개피씩 뻑뻑 피워 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화가 나도 참으라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야 하지만.
벤쳐기업에서 일하는 저자는 화를 낼 시간조차 대기업의 사치였다는 말을 한다.
작은 기업에서는 직원이 부족하니 그들이 완벽하게 일을 할 수도 없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상사이던 대표이던 일이 터지기 전에 바쁘게 봉합을 해야 한다.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상사-부하의 협력적인 광경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인가?
화를 잘 내는 상사에게는 절대 복종하면서 화를 참는 고참에게는 대드는 경우도 많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화를 낼수록 내 건강에 붉은 등이 같이 켜지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하겠다.
하나의 문장을 하루에 한번 깊이 생각하고 글을 써보는 습관을 준비하고 있었고, 데두치 하루아키 저자의 세상을 관통하는 통찰을 글로 읽어가며 한 번 도전해 볼만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삶의 지혜와 명언이 만나면 우리는 깨달음과 내일을 보는 힘을 얻는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