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 교과서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 네트워크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 교과서
인간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집단의 힘을 이용할 줄 알았다는 이유였다.
개체 하나로 볼 때는 별거 아니지만 네 명이 다섯 명이 모여서 집단적으로 움직이는 힘의 조화는 거대한 맹수는 물론 지상의 수많은 대상들을 식량으로서 쟁취할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집단이 움직이는 데는 룰이 필요하다.
집단의 원칙을 어기는 자는 엄벌에 처하고 영원히 추방을 당한다.
집단 안에서는 네트워크의 규칙이 생성되고 그 안에서 고유의 특징과 사회적 지위가 정해진다.
네트워킹은 살아남기 위해 인류가 만든 창조물이 동시에 세상에서 살아나기 위한 강제적인 인프라가 되었다.
인간의 본질이 된 네트워크는 이제 정보라는 사냥감을 목표로 새로운 룰을 만들었고 우리는 적응하거나 도태하거나 선택해야 한다.
양면시장 플랫폼에서 우리가 얻는 공짜 점심 즉, 교차 보조금 유형과 사례는 정리된 내용을 다시 한번 머리속에서 정리하자. 현재 우리의 네트워크 세상을 이끌어주는 주요 컨텐츠 기업들의 수입전략이기 때문이다. 플랫폼 경제의 이해가 시작되는 구간이다.
-공짜 미끼 : 한 달치 공짜 사용, 유료로 전환을 기대한다. 넷플릭스, 밀리의 서재
-프리미엄 (freemium) : 유튜브처럼 기본 기능은 무료로 개방하되 확장기능은 유료로 결제해야 사용할 수 있다. 에버노트나 다양한 인앱 서비스
-대가성 광고 : 대다수의 포털 사이트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원천은 광고비 수익
회원수만 많으면 묻지마 기업가치가 올라가던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시절이 몰락하게 된 이유는 회원을 모아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밸류 체인 구축에 실패하였고, 광고기반의 수익성이 지금과는 달리 공염불 정도의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 분명 그 시대에는 지금 되돌아봐도 다양하고 창의적인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이 등장했으나 개별적인 주체들이 광고주의 관심을 끌지 못해 시장은 붕괴되었다. 그러나 구글은 단순한 검색페이지와 검색 결과의 맞춤형 광고로 시장을 장악했고, 광고 스폰서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플랫폼의 1위 사업자가 고객데이터를 더욱 강력하게 빨아들이고 이를 통해 미래의 정확한 대처가 가능해지는 사례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외국과 달리 네이버라는 검색에서 출발한 포털 사이트가 다양한 컨텐츠와 서비스로 고객의 이탈을 360도 막아서는 장면은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덕분에 그들은 앞으로도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밖에 없고, 실제로 쇼핑이 2016년 7%에서 단숨에 시장 점유율 2020년 17%로 성장하는 모습에서 증명된다. 많은 사람들이 향후 10년간 유통의 최강자는 네이버가 된다고 예측하고 있으며, 최근 이마트-CJ의 연합전선을 구축하여 쿠팡이나 롯데 등 후발주자의 견제를 공고히 하는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수의 소비자가 다수의 공급자의 서비스를 왔다 갔다 동시에 이용하는 현상을 멀티 호밍 (multi-homing)이라고 하는데 치열한 경쟁 속에 너 죽고 나 살자의 진흙다툼이 일어나기 쉬운 신용카드와 달리 쇼핑은 멀티 호밍적 요소가 가득 찬 분야임에도 1위 사업자가 모든 것을 챙기는 시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아마존의 사례도 시장의 이론과는 판이하게 다른 헤게모니의 비상을 보여준다.
플랫폼 사업자가 가장 주목하는 분야는 금융이다.
금융은 그동안 폐쇄된 공간에서 정해진 플레이어들끼리 경쟁하는 폐쇄 시장이었다.
고객들이 사용하기 불편하다며 아무리 짜증을 내고 공인인증서라는 보안 자물쇠는 복지부동의 모습 그 자체였다.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해 투자해야 할 비용을 호주머니에 챙기기 바빴다.
결국 고객의 불편을 야기했던 공인인증서는 새롭게 등장한 빅테크 기업들의 편리한 인증체계로 금융사들의 발목을 잡았고 폐지되기에 이른다.
공인인증서는 고객의 신원을 보호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이었지만 실제로 모든 금융사고는 고객의 부주의 탓으로 돌리는 제도에 가까웠다.
불필요한 파일의 설치와 복잡한 인증과 암호체계, 구동하기 어려운 운영시스템.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간편결제를 만나게 된 소비자들은 아이폰이 처음 국내에 상륙할 때 느꼈던 편리함과 기존 사업자들에 대한 분노를 동시에 표출했다.
플랫폼 시장을 메시지 서비스와 간편 결제로 장악하고 있던 카카오와 토스가 금융사를 설립하며 공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자 기존 금융사들은 당황하고 있지만 점점 플랫폼 사업자들의 하위 구조로 몰락하는 과정에 빠지고 말았다.
계좌번호를 몰라도 평소에 문자를 주고받는 친구에게 메신저로 송금하거나, 전화번호만으로 계좌이체가 손쉽게 끝나는 획기적인 방식 변화의 근본적인 편리함은 숫자 몇 개 입력으로 끝나 버리는 속도와 편의성이다.
생활과 금융의 접점을 이미 가지고 있고, 행동패턴 데이터까지 확보하고 있던 기업들 입장에서는 고객 최접점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던 사항들을 더 빠르게 인식하고 발 빠른 생각의 변화와 행동으로 미래 성장가능성을 우상향으로 만들어 갔다.
기존 금융사의 반격이 과연 쉬울까?
몇몇 금융사들도 새로운 도구와 마케팅을 내세우며 수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역부족이다.
기존의 헤게모니를 내던지고 고객과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는 노력이 없다면 플랫폼 기업의 공급자로 역할이 제한되는 몰락의 단계만 주어질 뿐이다.
밝은 면이 있다면 어두운 면도 살펴보자.
플랫폼 기업의 독주에 대한 견제장치를 국가와 사회가 고민해야한다.
폭발적인 성장세에 고객이 뒷전으로 밀리고 수익성 만을 쫓아갈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 기존의 기업들의 행태는 반복된다.
독점은 항상 문제점을 잉태하게 되고, 소비자에게 불편함과 손해가 돌아온다.
공정성과 공평성, 그리고 소비자 보호에 대한 진정성을 제도적 장치를 통해 풀어내지 않는다면 소비자가 누리게 된 편리함과 이익은 한순간에 종말을 부르게 된다.
금융 정보뿐 아니라 검색, 쇼핑, 접속 등 개인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축적하게 되는 최고 포식자들이 욕심에 눈이 멀어 불법적이거나 이기적으로 사용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있어야 하며, 소비자 역시 감시의 눈을 크게 뜨고 있어야 한다.
플랫폼 노동자 시장에 대한 차별과 불이익이 최근 미디어를 통해 논란이 되는 현상도 눈 여겨 봐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 맞춘 노동시장의 변화에 걸맞은 사회적 안정장치와 법률적 보완은 아직 요원한데 말이다.
사적 기업이 극단적인 부의 쟁취에만 몰입되지 않도록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면 사회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몰아붙일 이들도 등장하리라. 하지만 변화의 속도가 정신 못 차릴 정도의 최근 사회상을 본다면 제도적 보완이나 법적인 안전 장치가 만들어지기 전에 여러 사람을 고통 속에 빠뜨릴 우려는 충분히 현실화되고 있다.
기업의 건전성과 윤리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그대로 고객인 동시에 노동자인 우리에게 돌아온다.
네트워크 경제의 원리를 안다면 능동적인 소비자가 될 수 있고 새로운 시장 참여자가 될 기회도 있다.
빠른 변화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직 변화의 속도보다는 느리게 걷고 있다.
사람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기업이 미래에 가장 성공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라는 생각이다.
작지만 민첩하게 고객의 니즈와 편리성을 접목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한다면 네트워크 전반적인 인사이트를 여러가지 루트를 통해 확인해보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